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저축은행 최고경영자들과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 홍민영 수습기자
"우리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최근 가계대출의 연체율도 소폭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들의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5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윤석현 원장은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가계대출의 연체율은 다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위험요인이 현실화된다면 서민과 중소기업의 상환능력이 저하되고, 중소서민금융업체로서의 저축은행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정상화가 어려운 부실채권을 관리하고,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작년 4월에 도입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와 더불어 2단계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상향에 잘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또한 지역밀착형 금융이 본업인 저축은행이 포용적 금융 확산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했다.
그는 "주된 고객층인 서민과 중소기업이 어려워지지 않게 작년 1월에 발표된 취약·연체 차주 지원방안에 대한 후속 조치들이 시행될 수 있도록 저축은행들의 적극적 역할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원장은 저축은행이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데에도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적인 지역 금융기관으로서 저축은행 업계가 충분한 여신심사 기준을 가지고 지역 내 혁신성장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기대를 전했다.
윤 원장은 마지막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건전성과 수익성을 관리해야 하는 저축은행들에게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업계의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최대한 소통을 확대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저축은행 업계가 금융당국에 요구한 건의사항에 대해 가장 많은 질문이 나왔다.
간담회장을 나온 윤석헌 금감원장은 "여러가지 얘기가 나왔지만 무엇보다도 저축은행에 덧씌워진 규제에 대해 차별적인 완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게 업계 전반의 의견"이라며 "지난 2011년도 당시 쌓였던 저축은행의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현재 그런 것들이 어느정도 정리가 됐기 때문에 저축은행이 새롭게 미래를 보고 지역경제와 서민경제를 위해서 일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도와달라는 말씀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축은행업계 일부는 이미 지역밀착 경영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혁신성장 또한 얼마든지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의 최고금리 인하와 예금보험료(이하 예보료) 인하 요구에 대해서는 "최고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으며, 예보료 또한 우리가 얘기할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쭉 저축은행 업계에서 어려워하던 사항에 대해 감독원에 건의했고, 원장님께서도 일반적인 감독방향에 대해서 충분히 말씀해주셨다" 며 "앞으로 이런 모임을 더 많이 갖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다만 저축은행의 예보료 인하 요구에 대한 예금보험공사의 반발에 대해서는 "취임한 지 몇 일 안돼 대답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