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판매 중단하라"…화장품 로드숍 점주들 집단 움직임 가나
화장품 로드숍 점주들이 온라인 저가 판매와 업체 간 과당 경쟁 등을 지적하며 거리로 나왔다. 이들 가맹점주들은 향후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가맹점주 20여 명은 22일 광화문 LG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본사의 세일 정책을 비판하고, 향후 집단 행동을 예고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에도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상생 협력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시종필 더페이스샵 및 NC가맹점 협의회장은 호소문을 통해 "본사들이 세일을 통해 매출 증가와 가맹점 이익 창출을 유도했으나, 결국 회사 간 과당 경쟁으로 이어져 역효과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 판매 가격이 가맹점주에 공급되는 가격보다 싸다. 이에 가맹점주들은 수익률이 나아지지 않아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본사들도 경쟁 속에 최대 70% 세일 등 온라인 공급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시장을 흐리고 있다. 대기업의 과도한 매출 목표와 경쟁심리로 가맹점주들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시 협의회장은 "가맹점주들이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축소, 잦은 세일로 인한 수익 감소, 무분별한 온라인 시장, 내년 시급 인상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시 협의회장에 따르면 내년에는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 다른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주들과 연대해 단체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와 마진 감소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추진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LG생활건강 측은 그동안 전체 가맹점주 476명 중 107명의 가맹점주로 구성된 가맹점협의체(회장 김학영)와 지난 5월부터 매달 1회씩 정기적으로 소통을 해왔다. 그러나 이 중 36명의 가맹점주는 지난 7월부터 별도 모임을 구성했으며, 이 가운데 18명은 지난 8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상품공급 거절행위, 할인행사 강요행위, 점포변경 강요행위 등을 사유로 각 5000만원을 배상해달라는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LG생활건강 측은 "신청 내용은 사실과 다른 억지 주장이다. 18명에게만 총 9억원을 지급해달라는 요구조차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터무니 없는 것이어서 아직도 조정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LG생활건강 측은 "합리적, 객관적인 근거에 기초한 가맹점주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상생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면서도 "브랜드와 대다수 가맹점 이익을 해치거나 법인과 개인의 명예훼손 등 위법 행위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기반으로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