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가 시행 중인 '미아찾기 시스템(아이CU)' 이용 모습./BGF리테일 제공
CU 'POS 긴급 신고 시스템'으로 오신고율 77% 줄여
'여성아동안심지킴이집' 등 시행…치안 거점으로
편의점 업계, 미아 찾기·안전 관리에도 앞장
#. 5살 여자 아이가 남동생과 편의점 CU 매장을 찾았다. 길을 잃었다는 두 남매는 울면서 엄마, 아빠를 찾았다. 매장 근무자는 얼마 전 교육받았던 'POS 긴급 신고 시스템'을 통해 112신고와 함께 아이들의 이름, 옷차림 등 아동정보를 등록했다. 신고를 접수 받은 경찰이 매장에 도착한 사이, 인근 CU 매장에서 소식을 들은 보호자들이 해당 매장에 도착했고, 아이들은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 새벽 1시경, 경기도에 위치한 CU 매장으로 20대 여성이 울면서 뛰어 들어왔다. 여성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이 흉기를 들고 쫓아와 매장으로 몸을 피했다고 말했다. 매장 근무자는 'POS 긴급 신고 시스템'을 통해 경찰 출동을 요청, 여성이 무사히 귀가할 수 있도록 했다.
편의점이 '치안 서비스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국에 분포한 약 4만 개의 편의점 점포들은 '공공 인프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24시간 안전한 사회 만들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지난해 6월 전국 1만3000여 개 매장에 도입한 'POS 긴급 신고 시스템'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
'POS 긴급 신고 시스템'은 CU가 경찰청, 외부 자문 위원 등과 함께 업계 최초로 결제단말기(POS)에 '긴급 신고'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긴급 상황 발생 시 결제 단말기에 있는 원터치 신고 버튼을 누르면 경찰과 고객센터, 가맹점주에게 보다 신속한 신고가 가능하다.
경찰 측도 'POS 긴급 신고 시스템' 운영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기존에 운영되던 '한달음시스템'의 경우, 전화 수화기를 수 초간 들고 있으면 인근 경찰서로 자동 신고되는 시스템이었으나, 오신고율이 무려 90%에 달했다.
그러나 'POS 긴급 신고 시스템'의 오신고율은 20%에 불과하고, 불필요한 신고도 77%나 줄어드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BGF리테일과 경찰청은 현장 근무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오신고율을 한 자리 수로 낮춰 나갈 계획이다.
편의점이 시민 안전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는 움직임은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편의점의 특성상 24시간 운영되고, 골목 등 곳곳에서 점포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범죄 피난처'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소속된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등은 앞서 '여성아동 안심 지킴이 집'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위험에 처한 시민을 보호하고 신고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해당 제도를 실시 중인 편의점 점포에는 '여성아동 안심 지킴이 집' 스티커가 붙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지역 편의점들은 지난 2014년부터 이 제도를 적용하고 있으며, 800여 개의 점포가 참여 중이다. 이 제도는 서울 외에도 인천, 대구, 부산, 광주, 울산 등 광역시 단위 편의점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편의점들은 범죄 예방·신고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방지, 미아찾기 등 다양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GS25는 한강변에 위치한 6개 점포 근무자를 대상으로 심폐 소생술 교육을 진행하고 심장 충격기를 설치해 심정지 환자 발생시 긴급 구조활동을 진행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비상용 구급함을 구비해 의료 상황 발생시 응급 처치 기능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한강 점포 주변에 CCTV를 설치해 안전 감시 기능도 강화했다.
편의점 CU가 '미아찾기 시스템(아이CU)'을 시행하고 있다. 미아 신고를 접수하는 모습(위)과 실제 사례 이미지(아래)./BGF리테일 제공
CU는 '미아찾기 시스템(아이CU)'을 시행 중이다. 지난 5월 'POS 긴급 신고 시스템'과 연계해 선보인 이 시스템은 도입 후 두 달 만에 약 20명에 이르는 어린이, 치매환자, 지적장애인 등을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미아찾기 시스템(아이CU)'는 미아 등을 발견한 CU 매장 근무자가 이름, 인상착의 등의 정보를 결제단말기(POS)에 입력하면 경찰과 전국 CU 매장에 실시간으로 공유되기 때문에 신속한 발견에 도움이 된다.
BGF리테일 김완우 운영지원본부장은 "긴급 상황이 발생 했을 때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가맹점에게 정기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BGF리테일과 경찰청은 각자의 전문성에 기반한 노력을 통해, '지역 사회 치안 서비스 향상'을 통해 성공적인 민관 협력 사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