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8350원 적용을 앞두고 곳곳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가맹 점주들은 "절벽으로 내몰렸다"는 극단적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이하 전편협) 측은 내년도 최저임금 적용 시, 가맹 점주들의 월 평균 수익이 50만~60만 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463만7000원인 인건비가 내년에 514만2000원으로 증가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맹 점주들의 월평균 수익은 130만2000원에서 79만7000원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아르바이트생보다 못 버는 점주'라는 말도 더 이상 옛말이 아니게 됐다. 실제, 익명을 요구한 한 편의점 가맹 점주는 "지금도 한 달 순이익이 100만 원이 안 된다"면서 "차라리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마음은 더 편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창업 0순위' 업종으로 불리던 것도 무색해졌다. 올 상반기 편의점 업계의 순증 규모는 지난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42% 수준에 그쳤다. 전편협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이 적용되는 내년부터 기존 점포의 폐점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기존 점주가 이탈하고, 신규 출점이 줄어들면서 가맹 본부의 고민도 깊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 결정 이후 편의점 '빅3'의 하루 평균 창업 상담 수는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일부 편의점 본사는 사례비까지 내걸고 신규 가맹점주 모집에 나섰다.
가맹 본부가 상생안을 내놓고, 카드사가 수수료 인하를 선언했음에도 꽁꽁 얼어붙은 편의점 업계의 분위기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점주들은 정부와 가맹 본부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전편협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업종·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개별 가맹 본부 가맹수수료 인하 ▲근접 출점 즉각 중단 ▲세금 등 공공요금 카드납부 수수료 면제 등을 정부와 가맹 본부에 요구했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사장님'이란 말이 허울 좋은 단어로 전락한 지 오래다. 최저임금 8350원 시대에 월 100만원의 수익도 불투명한 점주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점주들이 최소한의 수익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가맹 본부가 제대로 된 '상생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