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이 6월부터 홈쇼핑 업계 최초로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도입한다. 사진은 종이 완충제 사용 모습./CJ오쇼핑 제공
환경부와 대형마트 5개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하나로마트, 메가마트)가 26일 오후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1회용 비닐쇼핑백, 과대포장 없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식'을 가진 가운데 협약식을 마친 후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이마트 성수점을 방문해 비닐 줄이기 캠페인을 독려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미란 소비자시민모임 부회장, 이주희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 김은경 환경부 장관.
플라스틱·비닐 사용 감축 세계적 화두로 떠올라
'그린슈머' 등장…'친환경'유통업계 트렌드로 확산
정책 변화부터 캠페인 등 다양한 시도
#.그린슈머(greensumer)란?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고 환경 보호를 생각하는 소비자를 지칭하는 것으로, 자연을 상징하는 '그린(green)'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다.
유통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는 그린 슈머들의 녹색 소비 흐름에 발맞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캠페인을 실천하는 등 대대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흐름은 최근 하나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단순히 제품 구매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장바구니를 이용하거나, 텀블러를 사용하면서 일회용 제품 사용을 지양하는 등 생활 전반에서 녹색 소비를 실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유통업계도 덩달아 바빠졌다. 업계는 새롭게 떠오른 트렌드에 힘입어 앞다퉈 녹색 경영에 나서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다 잡는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한 것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10일 오전 '친환경 편의점 그린 세븐(Green 7)' 캠페인 선포식을 갖고, 향후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실천할 것을 공표했다.
세븐일레븐은 앞서 유통업계 최초로 재활용이 가능한 일회용 얼음컵을 선보인 바 있다. 재활용은 기존 얼음컵 표면에 표시했던 브랜드 로고와 바코드 등을 과감히 없애면서 가능해졌다.
일회용 얼음컵의 재활용은 향후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5일부터 서울 지역 10개 직영점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8월 중으로 전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얼음컵 외에 생수통, 도시락 뚜껑 등도 변화를 꾀한다. 세븐일레븐은 PB 생수 '옹달샘물' 뚜껑을 기존 녹색에서 무색으로 변경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며, 도시락 뚜껑은 기존 PET에서 친환경 소재인 PP로 변경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이 10일 오전 '친환경 편의점 그린 세븐(Green 7)' 캠페인 선포식을 가졌다./세븐일레븐 제공
비단 세븐일레븐뿐만 아니다. 플라스틱, 비닐 사용을 지양하는 움직임은 업계 전반에서 확인된다.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마트 5개사는 지난 2010년부터 환경부와 비닐봉투 판매 금지 협약을 맺고, 종량제봉투(재사용종량제봉투 포함)와 종이 박스만을 제공하고 있다.
장바구니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사례도 늘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부터 전 지점에 대여용 장바구니를 도입했다. 고객은 판매보증금 3000원만 지불하면 장바구니를 대여할 수 있으며, 30일 이내에 반납하면 보증금 전액을 환불 받을 수 있다.
편의점 업계도 비닐 봉투 사용을 지양하자는 분위기다. 세븐일레븐은 휴대용 장바구니 도입과 친환경 소재 일회용 비닐봉투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이마트24도 비닐 봉투 감축과 관련한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장재로 사용되는 비닐 역시 감축 대상이다. CJ오쇼핑은 최근 택배 박스 포장에 사용하는 포장용 OPP 비닐 테이프를 종이 재질 테이프로 변경하고, 상품 파손을 막기 위해 사용됐던 일명 '뽁뽁이'와 스티로폼 대신 종이 소재 충전재를 도입했다. 패션 상품에 주로 쓰이는 부직포 커버는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행거 박스로 대체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9가 오는 30일까지 '친환경으로 산다' 프로모션을 진행한다./이베이코리아 제공
헬로네이처의 친환경 아이스팩./BGF리테일 제공
스타벅스가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을 없앤다./스타벅스 제공
'친환경'이 업계 전반의 화두가 된 만큼 각종 캠페인도 쏟아진다. 세븐일레븐은 '친환경 편의점 그린 세븐' 캠페인 선포식을 가진 뒤, 시민의 자발적 모금을 유도하는 시간을 갖고 기부자 전원에게 일회용 무지컵을 화분으로 재활용한 기능성 식물을 나눠줬다. 세븐일레븐은 해당 금액에 매칭그랜트를 더해 어린이 환경 교육, 도시 숲 조성 등 미세먼지 방지 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와 함께 플라스틱을 포함한 일회용품 줄이기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전국 10여개 점포에서 순차적으로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을 할 계획이며, 가을학기부터 롯데마트 문화센터 전 지점에 '생활 속 리사이클' 강좌를 개설한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큐레이션 종합쇼핑몰 G9(지구)는 오는 30일까지 '친환경으로 산다'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텀블러, 에코백 등 반복 사용이 가능한 리유저블 생활용품부터 친환경 세제, 채식식품 등 친환경 소비 생활을 위한 상품을 한 데 모아 선보인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레인트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일회용 비닐 우산 커버를 재사용이 가능한 자투리 방수 원단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우산 커버로 대체해 친환경 도시를 만들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끄는 것이 목표다.
온라인 푸드마켓 헬로네이처는 업계 최초로 친환경 아이스팩을 도입했다. 신선식품 배송 시 사용되던 아이스팩은 이달 중순부터 물과 재활용 비닐로 제작된 친환경 아이스팩으로 교체된다.
플라스틱, 비닐 사용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는 움직임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스타벅스의 경우,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을 없애겠다고 밝히며 환경 보호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 보호가 범국가적 화두로 떠오른 만큼 관련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녹색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