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이슈]이서원부터 조재현까지…성추문 男 배우로 골머리 앓는 방송계
배우 이서원이 성추행 및 흉기 협박 혐의로 입건되면서 연예계 활동을 사실상 중단한다. 앞서 중년 남자 배우들이 '#미투' 폭로로 인해 작품에서 연이어 하차한 데 이어, 이서원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방송계는 골머리를 앓게 됐다.
이서원은 동료 연예인 A씨를 성추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혐의로 지난달 8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입건됐으며, 조사를 받은 뒤에는 서울 동부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서원은 함께 술을 마시던 A씨에게 키스 등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다가 거부 당했다. A씨가 남자친구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하자, 이에 화가 난 이서원이 흉기로 A씨를 위협했다.
이서원 사건으로 인해 오는 21일 첫 방송을 앞둔 tvN 새 월화드라마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 타임'(이하 '어바웃 타임') 측은 때 아닌 날벼락을 맞게 됐다.
해당 사건이 알려진 것은 이서원이 입건된 지 한 달여 지난 이달 16일. 그 사이 '어바웃 타임' 촬영을 이어온 이서원은 논란이 불거짐과 동시에 하차를 선언했다. MC를 맡고 있던 KBS 2TV '뮤직뱅크'도 하차했다.
한창 촬영을 진행하던 '어바웃 타임' 제작진으로선 난감할 따름이다. 이미 제작이 상당부분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 제작진은 이서원을 대체할 배우를 찾아 재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제작진은 "이서원의 비중이 크진 않지만 주인공 스토리와 별도의 서브스토리를 담당하는 만큼 대체 배우를 찾아 재촬영할 것"이라며 "방송 분량을 여유있게 확보한 상황이라 재촬영을 해도 차질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방영된 JTBC '청춘시대2'는 당시 성추행 의혹으로 물의를 빚었던 샤이니 온유로 인해 배우 교체 및 재촬영을 감행해야만 했다. 온유는 지난 4월, 무혐의 처분을 받고 국내 복귀를 준비 중이다.
'어바웃 타임'이나 '청춘시대2'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미투' 폭로로 인해 물의를 빚은 배우 오달수, 조재현의 경우 시간을 끌다가 피해를 키웠다.
오달수는 미투 폭로 당시 방영 전이었던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하차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드러냈으나,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하차했다.
조재현의 경우 tvN 드라마 '크로스'가 방영 중이었던 만큼 타격은 더 컸다. 그 역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진 뒤에야 하차를 결정했다. 극중 캐릭터가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크로스' 배우 및 제작진은 물론, 작품을 보던 시청자들까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배우 조재현(왼쪽), 오달수/메트로 손진영 기자, 롯데엔터테인먼트
비단, 앞서 언급된 배우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들이 '성추문'으로 인해 작품 하차 수순을 밟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배우의 논란으로 인해 재촬영을 하게 되면 현장의 사기는 꺾일 수밖에 없다. 사전제작일 작품의 시청률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방송 전부터 논란의 꼬리표를 달고 가야한다는 부담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촬영 일정이 빠듯한 드라마의 경우 타격은 더 크다. 대체 배우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이렇다보니 방송계에선 남자 배우들을 선뜻 기용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소속사에서도 배우들의 사생활을 모두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사건이 터지면 난감한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제작진은 예상치 못한 피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일정대로 진행돼도 빠듯한 게 촬영인데 재촬영에 따른 시간, 비용 문제를 보상받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렇듯 남배우들의 연이은 성추문, '무대포식' 활동 강행 등으로 인해 방송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연예계의 자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