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亞 수영선수권 4관왕 제패
약물 징계부터 김종 전 차관 협박까지 '다사다난'
4년 뒤, 도쿄올림픽 출전 목표로 강행군 이어가…
박태환이 아시아 수영선수권 4관왕에 이어 5관왕을 노린다. 김종 전 차관의 압박 사실 의혹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기록으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것.
박태환은 20일 일본 도쿄 다쓰미 국제수영장에서 열리는 제 10회 아시아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50m 예선전에서 22초71로 골인해 전체 5위를 기록했다. 박태환에게 단거리 종목은 생소함에도 결승에 진출, 당당히 아시아 정상급 실력을 과시한 것이다.
이로써 박태환은 자유형 100m, 200m, 400m, 1500m를 모두 제패하고 50m로 5관왕을 바라보게 됐다. 100m 결승에서 48초57, 뒤이어 열린 1500m에서 15분07초86을 기록해 우승을 따냈다. 또 17일 200m와 18일 400m에서도 폭발적인 경기력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 박태환은 다시금 국제 경쟁력을 과시한 것은 물론, 자신감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의 재기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박태환은 지난 2014년 9월 실시한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테스토스테론)이 검출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고, 올해 3월 2일 징계가 해제됐다.
이후 4월 동아대회에서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했으나, 대한체육회는 도핑 적발된 선수는 해당 경기단체 징계 종료로부터 3년 동안 국가대표 선발을 제한한다는 조항을 배경으로 박태환을 대표 선발에서 제외했다.
이 과정에서 김종 전 차관의 입김도 작용했다. 박태환 측과 대한체육회는 5월 25일 공식 면담을 예정했지만, 이날 오전 박태환 측 인사와 김 전 차관의 만남이 있은 뒤 공식 취소됐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차관은 박태환에게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면 기업 스폰서와 연결해주겠다. 그런 건 내가 약속해줄 수 있다. 단국대학교 교수 해야 될 것 아니냐"라며 회유를 시도했다. 또 "(박태환과 정부 사이에) 앙금이 생기면 단국대학이 부담 안 가질 것 같냐. 기업이 부담 안 가질 것 같냐. 대한체육회하고 싸워서 이겨도 이긴 게 아니다"라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것을 암시했다.
박태환 측은 해당 제안을 거부하고 리우 올림픽 출전 자격 문제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 끌고갔고, 그 결과 올림픽 개막 1개월을 앞두고 출전권을 따낼 수 있었다.
그러나 재기는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전 종목 예선 탈락이라는 뼈 아픈 기억만을 남기고 돌아오게 됐다.
그러나 이번 아시아수영선수권을 통해 박태환은 예전의 기량을 다시금 드러내고 있다. 박태환의 이번 목표는 '세계 정상 복귀'다.
박태환에게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준 자유형 400m를 기준으로 본다면, 현재 박태환은 세계 정상급 선수인 맥 호튼(호주), 쑨양(중국)에 비해 2초가량 기록이 뒤진다. 그리고 올해 자유형 400m 최고 기록은 지난달 전국 체전에서 세운 3분43초68이다.
수영 선수로서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밑바닥부터 다시 올라온 박태환의 재기에 기대가 쏠리는 양상이다.
향후 박태환의 일정은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진다. 다음 일정은 다음 달 6일부터 11일까지 캐나다 윈저에서 열릴 제 13회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이다.
박태환은 대회 출전 경비를 모두 자비로 해결하고 있는 상황. 따라서 일본에서 대회가 끝난 뒤 곧바로 호주에서 대회 출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4년 뒤 도쿄 올림픽 출전 의사를 밝힌 박태환이 어떤 기록으로 부활을 알릴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