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케이투' 전쟁 용병 출신 경호원 김제하 役
전작 '힐러'와 작품색 전혀 달라 출연 결심
상대역 임윤아와 완벽한 멜로 케미 완성
극과 극을 달린다. 거친 액션부터 여심 사로잡는 멜로까지 그야말로 못하는 게 없다. 선한 눈망울 사이로 언뜻 비치는 날카로움. 부드럽지만 강단있는 양면성의 매력을 가진 배우. 바로 배우 지창욱(29)의 이야기다.
지창욱은 지난 12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더 케이투'(THE K2/극본 장혁린, 연출 곽정환)에서 전쟁 용병 출신 경호원 김제하 역을 맡아 열연했다. 겨울의 초입, 서울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피곤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더 이상 피 분장, 상처 분장을 하지 않아도돼 몸은 편해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아쉬운 것들도 있어요. 드라마가 끝나면 후련할 줄만 알았는데, 항상 같이 했던 스태프, 동료, 선배님들을 못 만나는 것이 많이 아쉬워요."
'더 케이투'는 지난해 KBS2 드라마 '힐러' 이후 지창욱이 선택한 작품이다. 약 2년 동안 중국 활동으로 바빴던 그의 국내 복귀작인 동시에 '힐러'에 이어 또 한 번 액션장르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숱한 화제를 모았다. 여기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힐러'를 통해 보여준 액션 연기의 기대감을 고스란히 끌고 왔지만, 동시에 전작의 연장선이 되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었다.
지창욱 또한 같은 지점에서 고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더 케이투'를 선택했다. '더 케이투'여야만 했던 이유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는 "작품 색이 확연이 다르다. 그 안에서 '힐러'와 확실히 다르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액션도 흥미롭지만, 인물간의 관계가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것 때문이었다"며 "여기에 액션이 가미가 되면 볼거리가 더 풍부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선택하게 됐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너무나 즐겁게 촬영했고, 시청자분들도 즐겁게 봐주셔서 보람은 있었다"고 말했다.
지창욱이 배우로서 가진 소신도 '더 케이투'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지창욱은 방송 전 자신이 tvN 역대 최고 몸값을 받는다는 보도를 접했다. 이는 분명 부담이었을 터. 이에 그는 "놀랍고 감사했다"면서도 "어깨가 무거웠다"고 털어놨다.
"상업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돈은 뗄 수 없는 요소인 건 사실이에요. '최고 몸값'이라는 수식어에 부담이 됐지만, 연기가 힘들 때는 오히려 자극제가 되더라고요. 제 상품가에 맞는 결과물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드라마와 영화, 공연도 마찬가지예요. 누가 보러오든 비싼 돈을 내고 보러오신 건데 재미없게 보고 돌아가시게 만드는 건 도리가 아니죠."
지창욱의 소신과 노력으로 빚어낸 결과물 '더 케이투'는 액션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임윤아와의 달콤한 로맨스는 '멜로도 되는' 지창욱의 진가를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지창욱은 임윤아와 호흡에 크게 만족하며 "멜로는 서로 편해야 하고, 의지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촬영장에서 서로 이야기도 많이 했고, 윤아 씨도 제가 다가가는 것에 대해 흔쾌히 받아주셔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많이 친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윤아 씨는 제가 현장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고 했지만, 저 역시도 그렇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종영 직후 화제를 모았던 엔딩 키스신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지창욱은 "키스신을 촬영 초반에 찍었다.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감독님이 '며칠 뒤에 공항에서 키스신을 찍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너무나 당혹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상태로는 사랑하는 감정이 전달되지 않을 것 같아 빨리 친해져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키스신 촬영 전에 급하게 친해지려고 서로 엄청 노력했다"고 밝혔다.
액션에 멜로까지 잘 버무려진 '더 케이투' 덕분에 지창욱에게는 새로운 기대도 쏠리고 있다. 그에게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기대하는 팬들이 늘어난 것이다.
"어렸을 때는 로맨틱 코미디를 생각하면 '내가 이걸 과연?'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궁금해요. 어떤 색깔이 나올까요? 항상 새로운 장르를 해보고 싶고, 새로운 것들에 대한 설렘을 느끼고 호기심이 생겨요. 로맨틱 코미디를 한 번도 안 해봤기 때문에 하게 된다면 재미있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