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도시재생사업비가 주택도시기금 전체 예산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HUG는 대한주택보증에서 사명을 바꾸면서 주력사업으로 도시재생사업을 내세웠으나 사업실적은 기대 이하인 셈이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현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주택도시기금' 자료에 따르면 HUG가 지출한 도시재생사업비는 2016년 사업비 중 0.2%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HUG는 2016년 예산안 기준 주거복지사업비(주택구입, 전세자금, 임대분양주택 지원 등)로 16조9372억원을 지출했다. 총 사업비의 99.8%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비해 도시재생사업비는 401억원(0.2%)에 불과하다.
이에 HUG의 목표인 주거복지 증진과 도시재생 활성화 노력이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내년에도 도시재생사업비는 많지 않다. 2017년 정부예산안에는 도시재생사업비가 651억원만 반영돼 있다.
정부는 도시재생 실현을 위해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주택도시기금법'을 제정해 시행 중이다. 도시재생사업은 지자체가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며 기금 외 국비지원 등 국가 지원이 필요한 경우 계획 수립 과정에서 국무총리 산하 도시재생특위 선정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HUG는 이 과정에서 금융지원 등 도시재생사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민간투자여건을 구축하는 역할을 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2016년 도시재생 선도지역 사업추진 경과'를 보면 사업성과가 미진하다. 올해 도시재생 선도지역인 청주와 천안은 민간사업자 공모과정에서 수요 및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모두 유찰됐다. 천안의 경우 공모조건 변경 후 재공모를 추진했으나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로 도시재생사업 자체가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 청주시가 제출한 사업계획안에 따르면 주택가에 비즈니스센터와 호텔을 세우는 등 쇠퇴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본래 취지와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돼도 사업계획 자체가 부실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지난 2014년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된 13곳 가운데 청주와 천안을 제외하면 나머지 11곳은 계획안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현희 의원은 "도시재생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해 새롭게 출범한 HUG지만 성적은 낙제점 수준"이라며 "앞으로 사업계획 준비과정에서 지자체와의 협의를 더욱 강화해 공사 본연의 설립 취지에 맞게 도시재생 기능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