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월세비중이 4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11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만3156가구로 전년 동기 1만3501건와 비교해 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세거래는 8814건에서 8888건으로 0.8% 소폭 늘었다. 반면 월세거래는 4687건에서 4268건으로 8.9%나 급감했다.
전체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비중은 지난해 7월 34.7%에서 올해 초 37.6%까지 오르더니 지난 3월에는 전체 1만5591건 중 월세거래는 5939건으로 38.1%에 달했다. 하지만 4월 36.1%로 소폭 낮아졌다. 이어 5월 35.4%, 6월 34.5%, 지난달에는 32.5%까지 떨어져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강동구는 지난 2월에는 전세비중이 61%까지 떨어졌으나 3월부터 상승추세로 지난달에는 76.1%까지 높아졌다. 송파구도 지난해 11월 58.8%로 저점을 찍은 후 올해 3월 60%대를 회복했고 지난달에는 65.6%까지 치솟았다. 양천구는 지난 2월 63.9%에서 지난달 75.5%로 전세 비중이 상승했다.
최근 시장이 이같이 역행하게 된 것은 입주물량 증가 영향이다. 서울시내 뿐만 아니라 인근 위례신도시와 하남미사강변도시, 김포한강신도시 등 경기권 새 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강동구와 송파구, 서초구, 강서구 등 서울 전역 전반에 전세물량이 늘었고 치솟던 보증금 상승세도 둔화됐다.
송파구 잠실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가격 상승폭이 줄어 들고 전세물건이 쌓이다 보니 집주인들이 월세로 돌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전세계약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3700여 가구로 지난해보다 12.15% 증가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도 많은 2만6178가구가 집들이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입주 물량이 많은 것은 전세 공급량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시세 하락으로 이어진다.
서울시 인구가 줄고 있는 것도 월세시대 가속화에 제동을 거는 요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 인구는 지난 5월 말 999만5784명으로 28년 만에 1000만명 아래로 내려섰다. 서울 인구는 지난 2009년 2월 2300여명 순유입을 기록한 이후 7년 넘는 기간 한 달도 빠짐없이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또 높은 전세가율에 따른 기존 주택에 대한 투자자가 늘어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전세가격이 워낙 높아 세입자에게 받은 전세보증금으로 대부분의 주택자금을 충당하고 일부 소액만 자기자본을 투자하는 갭투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4.8% 수준이다. 성북구는 84.3%에 이를 정도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 수준까지 크게 올랐다.성북구 길음뉴타운4단지 전용 59.97㎡의 경우 지난 달 매매 4억1000만원, 전세 3억6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5000만원만 있으면 서울에서 20평대 후반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 구입이 가능한 셈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전세 공급물량이 늘어나 계약형태도 월세보다는 전세가 증가한 형태"라며 "당분간은 대규모 택지지구 입주물량이 풀릴 것으로 보여 서울 밖으로의 이동이 늘고 그 영향으로 전세계약이 이전보다는 좀 더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