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신도시 수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건설 한류의 중심에는 LH가 있다.
최근 LH는 조직개편을 단행, 해외 신도시 개발 전담팀을 신설했다. 세계적인 인구증가, 경제발전으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도시화 현상으로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를 중심으로 신도시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신도시 개발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처럼 한국형 신도시 수출이 늘어나는데는 그동안 LH가 경기도 성남 판교, 화성 동탄 등 스마트 시티 건설에 대한 노하우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인구 증가 및 도시화, 세계적인 추세
지난해 7월 통계청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2015년 73억2000만명으로 2000년에 비해 1.2배로 증가한데 이어 2030년에는 84억명, 2060년에는 100억명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국가연합(UN)은 '2014년 세계 도시화 전망'을 통해 2050년까지 개발도상국 인구 증가와 도시화로 향후 20년간 매년 30만명 규모의 250여개 신도시, 세계 도시인구는 82%(29억명) 이상 늘고, 도시화율도 7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 34%(8억4000만명), 중동 5%(1억2000만명), 아프리카 36%(8억8000만명) 등의 인구가 증가해 신도시 수요가 급증하게 된다. 특히 도시화율이 낮은 아프리카(40%)와 아시아(48%)는 도시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에 LH는 국내 건설시장을 대체할 만한 해외 신도시 건설에 민관협력방식 해외진출 정책강화 등 사회간접자본시설(SOC) 및 도시분야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도 원전, 석유화학 플랜트 등의 해외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신도시 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이미 LH는 그간 국내 대규모 신도시 개발 노하우 및 대규모 아파트 시공능력으로 도시개발 분야에서 선진국을 넘어서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5월 9일 박상우 LH사장(오른쪽)은 서울지역본부에서 바데르 알-와가얀 쿠웨이트 주거복지청장과 사우스 사드 알압둘라 신도시 개발사업 구체화를 위한 제2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H는 신도시 개발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도시개발을 원하는 개발도상국의 러브콜도 많다. 특히 짧은 조성기간과 저렴한 비용, 정보통신기술(ICT) 및 지리정보시스템(GIS) 활용 등이 개도국에 적합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30만명 규모의 도시 건설에 다른 국가는 통상 20~30년 걸리는 반면 LH는 5~8년이면 완료할 정도다.
박상우 LH 사장은 "중동·인도·동남아 등 신도시 개발 수요가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LH의 신도시 개발 노하우와 민간 첨단기술을 결합한 '해외 스마트 신도시' 수출을 새로운 먹거리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사장은 "해외 신도시에 스마트한 우리나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잘 입히면 외국 건설회사와는 경쟁이 안 되는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mart K-City' 발판 마련
현재 LH는 중남미의 볼리비아,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 이어 중동의 이란과 쿠웨이트에 한국형 신도시인 일명 '스마트(Smart) K-시티(City)'의 수출을 본격 추진 중에 있다.
지난 3월 LH는 경기도 분당 오리사옥에서 한국·볼리비아 양국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LH와 볼리비아 산타크루즈 신도시 개발사업자인 GEL(대표 Julio)사와 '산타 크루즈 뉴타운 사업관리 자문 협약'을 체결했다. LH는 볼리비아 산타크루즈 신도시 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사업관리(PM) 자문을 하게 되며 설계 자문 등 국산 자재 및 공법을 추천하고, GEL사와의 사업협의 주선 등 국내 기업이 연관사업에 진출하도록 지원한다.
이에 앞서 2014년 3월 LH는 볼리비아에서 중남미 4개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주택 및 도시개발 과정' 현지 연수를 시작으로 볼리비아 정부에 LH의 신도시 개발 노하우를 전달하는 등 다방면으로 협력해 왔다. 이를 계기로 LH는 스마트시티 등 한국형 신도시 개발을 모델화해 브라질, 페루, 파라과이 등 주변국과의 후속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에티오피아 도시개발 주택부 차관 등 정부 고위급 대표단 방한 당시 한국형 신도시 건설 방안을 협의하고 LH가 수행한 신도시 사업 등에 관해 설명, 좋은 반응을 얻었다. LH는 2000년 이후 연간 6만~10만 호의 주택공급 실적과 영구·국민임대주택과 매입임대주택 등 임대주택 프로그램과 수도권 1기 신도시 5곳, 2기 신도시 12곳, 경제자유구역 3곳, 혁신도시 10곳 등 신도시 사업 성과를 공유했다.
현재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나이지리아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9700만의 아프리카 대국으로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다.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8.1%에 달하며 중국(9.5%), 인도(8.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경제성장률이 보이고 있다. 이에 에티오피아는 현재 245만가구의 주택 건설계획을 수립하는 등 주택 공급을 늘리는 추세다. 최근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중심으로 급격한 인구증가와 도시화가 진행 중이나 도시개발에 대한 전담기구가 없고 경험, 노하우 부족으로 체계적인 개발이 절실한 실정이다.
LH는 에티오피아의 주택도시 분야 정책수립 역량 강화에 기여하는 한편 한국형 신도시 모델 도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신도시를 플랫폼으로 하는 인프라사업, 스마트 기술 등의 분야에 우리 기업들의 현지 진출 기회도 확보할 계획이다.
◆이란 'K-Tower' 건설 및 신도시 개발사업 협력
지난 2일 LH는 정부 경제사절단의 이란 방문에 맞춰 LH-이란교원연기금-포스코 3자가 이란에 한류문화 확산과 기업의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거점인 'K-타워(Tower)' 건설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K-Tower'를 문화·상업·업무 복합시설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어 3일에는 이란 도로도시개발부 산하 공사인 신도시개발공사와 신도시 개발사업에 대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로 양 측은 스마트 도시와 주택, 인프라, 산업단지 개발 분야의 정책 공유와 신도시 사업 발굴, 설계, 운영관리 등에 대해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이란은 지난 2007년부터 서민주택 200만가구 건설을 목표로 하는 주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연간 약 80만가구의 주택이 부족해 신도시 건설을 통한 조속한 주택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LH는 신도시 개발 노하우를 접목해 경제제재 기간 동안 노후화한 이란의 주택·도로·철도, 공공부문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재정비하고 이란 등 중동지역 신도시개발에 적극 진출해 고갈된 국내 택지개발사업을 대체할 돌파구로 마련할 계획이다.
이란에 이어 쿠웨이트에도 한국형 신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논의도 본격화된다. 지난 9일 LH는 서울지역본부에서 쿠웨이트 주거복지청과 쿠웨이트 신도시 개발사업 구체화를 위한 제2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체결한 쿠웨이트 주거복지청과의 '신도시 개발 협력 합의 의사록(MOM)' 후속 절차로 대상지구와 사업방법, 손실방지보장 등 구체적인 사업추진 조건에 대해 최종 합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MOU는 LH가 쿠웨이트시티 중심에서 서쪽으로 30㎞에 있는 사우스사드 알 압둘라 지역에 신도시를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단지 조성비만 40억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개발 사업이며 면적은 59㎢(1800만평)로 분당신도시 3배에 달한다. 세대 수는 2만5000호로 예정돼 있다. 이에 LH는 신도시 종합계획 수립 및 사업성 분석에 착수한다. 통상 마스터 플랜 수립 용역은 국제경쟁입찰을 거치지만 이번에는 LH가 수의계약 형태로 일을 추진키로 했다.
이후 LH와 쿠웨이트 주거복지청은 특수목적회사(SPV/SPC)를 공동 출자·설립하고 신도시 설계·시공·운영 등 모든 과정에 함께 참여한다. 양해각서 체결 당시 나세르 쿠웨이트 주거복지청 도시계획국장은 "한국형 신도시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 LH와의 협업할 것"이라며 "LH를 선택한 이유는 짧은 기간내 신도시를 건설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상우 LH 사장은 "쿠웨이트 신도시 개발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 개발수요가 풍부한 중동지역 내 한국형 스마트 신도시를 확산 시키겠다"며 "최근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민간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LH가 중심이 돼 하나의 코리안 프로젝트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스리랑카에서도 대규모 도시 건설
지난 24일 국토교통부 강호인 장관과 스리랑카 수도권개발부 '라나와카(Ranawaka)' 장관이 서울 JW메리트호텔에서 '스리랑카 콜롬보 수도권 신도시 개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함에 따라 LH는 또 한 번 스마트시티 수출의 선도기업으로 나서게 됐다. 이번에는 건설사들과 대규모 선단 형태로 참여한다. 스리랑카 스마트 시티 참여기업은 LH를 비롯해 도로공사, 포스코, 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대림산업 등이다. '스리랑카 콜롬보 수도권 신도시 개발'은 스리랑카 현 정부의 최우선정책으로 2030년을 목표로 콜롬보를 포함한 인근지역에 과학기술·공항도시·산업·관광·물류 등 9개 기능별 신도시 개발을 위한 도시개발, 주택건설, 도로 확충 등에 632억달러를 투입하는 스리랑카 수도권 광역개발 프로젝트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이 9개 신도시 중, 과학기술신도시(면적 50㎢, 분당신도시의 2.5배)와 공항배후도시(면적 170㎢, 분당신도시의 8배) 사업화에 대해 우선협력하기로 하고, 스마트시티 개념을 포함한 자족형 신도시 사업모델을 접목시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LH의 한국형 신도시 수출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