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바닥 vs 더 떨어진다
국내 증시가 중국발 충격을 딛고 7거래일만에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지수가 바닥을 찍고 추가 상승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6.82포인트(0.92%) 오른 1846.63으로 마감했다.
이날 중국 증시는 나흘째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남북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원·달러 환율도 하루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다만 중국 증시 폭락세가 지속되면서 환율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7원 내린 1195.3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향후 코스피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지수가 '지금 바닥을 쳤다'는 분석부터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6일부터 장기 이동평균선(200일선)인 2010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 상장사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지수 급락의 주요 요인은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세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3거래일 연속 '팔자'를 보이면서 이달에 2조6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월간 기준 외국인 순매도액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위험이 불거진 지난 2013년 6월(5조원) 이후 가장 많다. 이 때문에 1900선 후반이던 코스피지수는 25일 현재 1840선까지 미끄러졌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코스피 패턴은 'V'자 반등보다는 'W'자 형태의 패턴일 가능성이 커보인다"며 "현 시점에서는 추격 매도는 자제하되 현금 보유자라면 코스피가 1920선을 밑돌 때마다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대응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의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어 지수 하단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제는 매수 관점에서의 대응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이번 하락장에선 아직 과거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 위험이 단기간에 커지지 않으면 통계적으로 코스피는 1700선 후반에서 기술적인 반등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6년 이후 코스피가 15% 이상 하락한 시기는 미국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4번 있었다.
두 차례 하락기엔 19% 내외의 낙폭을 기록했고, 나머지 두 차례 급락기에선 26% 내외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과거 하락폭을 현재 기준으로 환산한 코스피는 1780과 1620이 된다.
또 코스피 하락률이 26%로 컸던 시기는 중국의 대규모 긴축과 유가가 급등한 2007년 11월, 유럽 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강등 때인 2011년이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9배로 유럽 위기가 불거진 2011년 하반기 이후 가장 낮다"면서 "PBR 하단 추정치인 0.85를 반영한 코스피는 1800이 되며 기술적으로 볼 때 하락 강도는 이번 주에 임계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코스피가 반등할 때 기술적인 낙폭과대주가 시선을 끌 것"이라며 화장품과 의류, 미디어와 교육, 건강관리 등의 업종을 낙폭과대업종으로 꼽았다.
반면 일각에서는 "추가적인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 등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맞다"면서 "현금 비중을 늘리고 대형 가치주, 정보기술(IT), 배당주 등을 선별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