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신호도 없이 8분 만에 추락···.
탑승자 150명이 전원 사망한 독일 저가항공 저먼윙스 여객기 사고 원인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AP·AFP·dpa통신 등에 따르면 승객 144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운 저먼윙스 9525편은 24일(현지시간) 오전 10시 1분 스페인 바르셀로나공항에서 이륙해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했다. 10시 45분 순항고도인 3만8000피트까지 무난히 도달하면서 순조롭게 비행하는 듯했다. 하지만 여객기는 1분 만에 갑작스레 급강하를 시작했다. 강하는 8분간 계속됐지만 여객기 조종사는 조난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10시 53분 여객기와 교신이 끊긴 프랑스 항공당국이 조난신호를 보냈지만 여객기는 알프스 산악지대에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순항고도에 다다른 항공기의 추락사고는 극히 이례적이라면서 조종사가 감압으로 강하를 시도했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고 있다. 기체 부식 등으로 인한 급감압이 발생, 조종사가 숨 쉴 공기를 확보하기 위해 1만 피트 아래로 기체를 강하하는 조치를 취했다는 설명이다.
보잉사 엔지니어였던 토드 커티스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저먼윙스 여객기의 강하 과정이 급감압 상황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시스템 고장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고와 같은 에어버스 기종의 에어프랑스 여객기가 2009년 비행 속도를 잘못 측정해 폭풍우 속에서 대서양에 추락했다. 루프트한자 에어버스 기종도 지난해 11월 자동조종장치의 결함으로 1분에 4000피트 급하강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조종사가 강하 과정에서 알프스 산악지대의 고도 계산을 잘못하는 등 실수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테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를 수거해 분석 중이다.
◆독일 고교생·오페라 가수도 희생
사고로 숨진 승객들에 관한 안타까운 소식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150명의 희생자 중 독일과 스페인 국적자가 67명과 45명으로 나타났고 호주, 일본, 멕시코, 콜롬비아, 아르헨티나인 각 2명과 네덜란드, 터키, 벨기에, 덴마크인이 각 1명씩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독일 북서부 마을인 할테른 암제에 있는 요제프 쾨니히 고교에 다니는 10학년생 16명도 희생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은 바르셀로나 인근 학교에서 일주일 기간의 교환 프로그램을 마치고 귀국하던 길이었다. 학생들을 인솔하던 교사 2명도 희생됐다.
오페라 공연을 하기 위해 바르셀로나를 찾았던 성악가 올레크 브리야크와 마리아 라드너도 희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