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초청 과학·요리 교실 눈길
탄력근무제·패밀리데이도 호응
'아시아 일하기 좋은 기업' 선정
한국애브비 직원들이 사내 북카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손진영기자 son@
글로벌 바이오 제약기업인 한국애브비는 일 년에 두 번 '신나는 놀이터'로 변한다. 복잡한 업계 용어와 심각한 업무 이야기 대신 따뜻하고 정겨운 대화가 사무실을 가득 채운다. 끊이질 않고 터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흥겨움을 더한다.
한국애브비가 직원들의 일과 가정생활의 조화로운 균형을 위해 마련하고 있는 가족 참여프로그램 이야기다. 한국애브비는 직원자녀들이 엄마아빠의 일터를 직접 둘러볼 수 있도록 매년 초·중고등학교 여름방학 때에는 타조알 볼링대회, 스프링클러 만들기, 공룡 모형 만들기 등을 체험하는 '과학교실'(패밀리 사이언스)을, 겨울방학 때에는 케이크·쿠키 등을 만드는 '요리교실'(쿠킹클래스)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녀들에게 '멋진 엄마·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직원들의 호응이 크다는 설명이다.
◆연말엔 2주간 재충전 휴가
이뿐 만이 아니다.
어린 자녀를 키우거나 출산을 앞둔 직원들을 위해 출퇴근 시간을 유동적으로 정하는 '탄력적 근무시간제'를 운영 중이다. 매월 두 번째 금요일에 열리는 '패밀리데이'에는 가족과 여유로운 주말을 계획할 수 있도록 오후 4시30분에 퇴근할 수 있다. 가족 사연을 적어 신청하면 직원 심사단 투표를 통해 가족여행비를 지원하는 '우리 가족, 어디가?' 프로그램도 인기다.
여기에 연말에는 2주간 '재충전 휴가제'를 운영해 전 직원이 여행이나 취미활동을 즐기도록 적극 장려하고 있다.
◆2년간 MBA 학자금도 지원
교육 프로그램도 웬만한 대기업 직원들이 부러워할 정도다.
외부강사초청강연, 온라인 영어·인문학 교육은 물론 성과가 뛰어난 임직원들에게는 2년간 MBA 학자금도 지원한다. 의사·약사 등 전문가와 일반직원 간의 지식교류를 장려하는 '오픈 러닝 미팅', 분기별로 혁신 모범사례를 뽑는 '이노베이션 어워드'도 호응이 높다.
이런 '꿈같은 복지·교육제도'를 갖춘 덕분에 한국애브비는 최근 글로벌 경영컨설팅그룹 GWP에서 선정한 '아시아 일하기 좋은 60대 기업(Best Workplaces in Asia, 2015)'에 뽑혔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올해 처음 시작된 이번 시상에 이름을 올린 11개 한국 기업 중 한국애브비는 유일한 외국계기업이다.
이보다 앞서 한국애브비는 2년 연속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뽑혔고 '2014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에도 선정된 바 있다.
◆직원추천제 등으로 인재 뽑아
한껏 높아진 애사심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3년 다국적 제약회사 애보트에서 분사한 이후에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휴미라'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처방약 시장 매출 1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AIDS 치료제 '칼레트라' 등 난치성 질환 전문의약품도 폭넓게 인기를 끌고 있다. 분사 당시 70명에 못 미치던 인원도 현재 90여 명으로 불어났다.
한국애브비는 이같이 빠른 성장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올해도 수시채용을 통해 인재를 뽑을 예정이다.
안진희 인사부 부장은 "중역회의에 참석하는 임원중 여성의 비율이 60%에 달할 정도로 채용·승진에 남녀차별이 없다는 점도 자랑거리"라며 "직원추천제를 통해 경력직을 많이 뽑고 있다는 점도 참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인재를 원한다
통찰력·긍정적 태도 OK
"지난해 한 구직자가 최신 의학저널에서 얻은 '휴미라'에 대한 정보를 면접에서 자세히 설명해 임원들을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안진희 인사부 부장은 이처럼 회사에 대한 공부가 제대로 돼 있는 구직자라면 누구든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국애브비의 인재상은.
▶▶환자 중심, 혁신, 빠르고 신속한 결단, 윤리적 투명성, 인재 개발 존중이다. 모든 것의 중심은 사람이다. 통찰력과 긍정적인 태도까지 갖췄다면 금상첨화다.
▶채용절차는.
▶▶서류, 실무진 면접, 임원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특히 실무진 면접에서는 '면접관을 의사라고 생각하고 제품을 소개해봐라' 등 주어진 상황에 대한 해결 능력과 프레젠테이션 스킬을 평가한다.
▶합격 노하우가 있다면.
▶▶스펙이 좋은 인력보다는 해당 직무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뽑는 회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자신의 장점을 파악에 어울리는 직무군에 지원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이야기다. 면접을 볼 때도 추상적으로 대답하지 말고 회사에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을 '기-승-전-결'의 스토리를 갖춰 짜임새 있게 말한다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