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지는 크레인에 도전장을 낸 당찬 여성이 화제다. 그 주인공은 바로 황징(黃靜). 그녀는 자격증을 보유한 홍콩 최초의 크레인 기사다.
158㎝의 작은 키에 나긋나긋한 목소리를 지닌 황징은 대학교 2학년 때 홍콩국제터미널(HIT)에서 인턴으로 두 달간 일한 뒤, 대학 졸업 후 홍콩국제터미널에서 미래의 핵심 관리자를 육성하는 매니지먼트 트레이니로 교육 받으며 일하고 있다. 원래 선박 출입항일과 정박위치를 관리하는 업무를 주로 하던 황징은 크레인에 한번 오르는 경험을 한 뒤 크레인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
황징은 회사에서 크레인 자격증 시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보고 바로 신청했다. 사무실 업무가 주업무지만 자격증 시험을 볼 때에는 8시간씩 크레인에서 생활하며 20m 높이에서 아래를 바라보고 컨테이너를 들어올렸다. 허리가 쑤시고 아팠지만 재미있었다. 황징은 "화장실이나 식사 문제가 많이 개선됐다.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통해 쉽게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그녀는 8주 만에 RTGC(Rubber-Tyred Gantry Crane), RMGC(Rail-Mounted Gantry Crane), OHBC(Over-Head Bridge Crane) 등 세 종류의 크레인 자격증을 획득했다.
황징은 첫 여성 크레인 기사가 되고 어릴 때부터 꿈꿔온 선박 관련 업계에 종사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처음에는 의아해하는 회사 동료들도 많았지만 이제는 모두 그녀의 능력을 믿고 지지해주고 있다.
흔히 크레인 작업은 매우 고돼서 여성이 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하지만 황징은 "크레인 작업은 기계를 조작하는 것이므로 체력을 많이 요구하지 않는다"며 "항만업계의 일은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투박하고 거친 일이 아니라 오히려 섬세한 작업이다. 모든 절차의 기준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보다 꼼꼼함이 더 중요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리=이국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