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자산운용사와 보험사 등이 증권회사의 인재를 영입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잰 걸음을 내딛고 있다. 증권사 노하우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부진했던 분야에 접목해 실적 개선을 꾀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신규 헤지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설립 시기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쯤으로 목표하고 있으며 초기자금(시드머니)은 1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자산은 이를 위해 지난달 예규창 헤지펀드운용팀장을 영입했다.
예 팀장은 한화투자증권에서 에쿼티운용팀장과 주식운용본부장 등을 두루 거친 경력을 살려 한화자산에서 새로 내놓는 펀드의 운용을 담당할 전망이다.
대신자산운용은 최근 유진투자증권의 유명 애널리스트인 김미연씨를 새로 신설한 리서치본부의 수장으로 영입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리서치센터를 별도로 꾸리는 곳은 삼성자산운용이나 KB자산운용 등이 있다.
대신자산 역시 리서치본부를 만들고 증권업계 스카우트를 통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던 정통 펀드 분야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유통과 소비재 부문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고 매해 대학 입시전략 자료를 내놔 학부모들의 인기를 끌었다.
대신자산은 그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여성 소비자와 중국 등지에 초점을 맞춘 '대신 아시아 퍼시픽 컨슈머펀드'를 1분기 중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보험업계도 증권사 출신을 영입하고 나서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을 모은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김용범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을 신임 대표로 맞이했다.
김 사장은 메리츠종금증권의 대표를 3년여간 맡으면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뤄낸 성과를 손해보험 업계에서 다시 한 번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김 사장은 메리츠종금증권의 기존 주력 분야인 기업금융의 장점을 그대로 살리면서, 약점으로 지적돼 온 리테일 부문의 성장을 일궈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메리츠화재에서도 개선이 요구되는 손해율 분야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전망이다.
김 사장이 손보업 계열사로 옮겨가면서 메리츠종금증권은 최희문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이종 분야의 인사를 끌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새 인력 보강으로 성장 동력을 찾는 노력은 증권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HMC투자증권은 WM(웰스매니지먼트) 사업본부장으로 현대증권 IB담당과 펀드온라인코리아 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친 한석씨를 영입했다.
HMC투자증권은 한 신임 본부장을 통해 지금까지의 개인고객 위주 영업에서 벗어나 법인고객 등 신규 수익원을 창출해낸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고심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자산관리 부문에 역점을 두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