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시장에 아랫목만 온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 수가 12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났지만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2월·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559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53만3000명이 증가했다. 이는 2002년(59만7000명) 이후 최대치다. 특히 2010∼2013년의 평균 취업자 증가 폭이 39만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20만명 넘게 줄었다. 15∼64세 고용률도 역대 최대인 65.3%를 기록했다.
하지만 청년층 고용의 질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1년 전보다 1.0%포인트 늘면서 9.0%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청년 취업자 중에서도 34.8%는 계약기간이 끝나면 그만둬야 하거나 일시적으로만 일할 수 있는 곳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취업자 3명 중 1명이 고용이 불안정한 곳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셈이다.
특히 청년 취업자의 19.5%는 계약기간이 2년인 드라마 '미생' 속 주인공 장그래보다 못한 처지인 1년 이하의 계약직으로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었다.
◆정규직 전환율 11.1% 그쳐
문제는 비정규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청년층 상당수가 2년마다 직장을 옳기며 비정규직을 전전하거나 아예 실업상태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3년 비정규직 이동성 국가 비교'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비정규직이 1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11.1%에 그쳤다. 계속해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비율이 69.4%, 아예 실업 상태로 떨어지는 비율은 19.5%였다.
김두순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첫 일자리는 향후 사회활동의 기준점이 되는데다 업무능력 습득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며 "비정규직이 괜찮은 일자리로 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