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환매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새해 펀드 투자에는 안정적인 성향이 두드러졌다. 채권 투자 위주거나 연금용인 펀드에만 돈이 들어왔다.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총 2768개 펀드 중에서 연초부터 지난 6일까지 자금이 100억원 이상 유입된 펀드는 9개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1000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펀드는 'NH-CA Allset모아모아30[채혼]'이었다. 이 상품은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을 최대 30%까지 한정하고 나머지는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어 'KB퇴직연금배당40자(채혼)C'에 444억원이 들어왔고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 1(채혼)'에 323억원, 'NH-CA Allset모아모아15[채혼]'에 300억원 등이 유입됐다.
100억원대 자금이 새로 들어온 상품으로는 각각 129억원씩 들어온 '미래에셋퇴직플랜자 1(채권)종류C'와 '한화단기국공채(채권) 종류C'가 있다.
또 'NH-CA Allset스마트베타+[주식]Class Ci'에 116억원, '신영퇴직연금배당채권자(채혼)C형'에 105억원, 'NH-CA Allset스마트인베스터5.0분할매수[주혼-재간접] Class C'에 100억원 순이었다.
모두 채권형이거나 채권 혼합형, 퇴직연금형 펀드라는 공통점이 있다.
NH농협금융의 '올셋(Allset)펀드'가 절반에 육박한 4개를 차지한 점도 눈에 띈다. 올셋펀드는 NH-CA자산운용이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과 공동 개발한 상품으로서 기존 투자성과가 좋은 펀드나 이를 토대로 만든 새 상품 총 6종이 포함된다.
박동우 NH-CA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본부 팀장은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아 그동안 공격적 주식투자를 많이 했던 투자자들의 니즈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 라인업을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수년째 투자 수익률 부진에 따라 증시 상승시마다 환매 행렬이 쏟아져나오면서 펀드 투자 인구는 크게 줄어들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펀드 계좌 수는 1427만개로 지난 2008년 6월 2511만개로 정점을 찍은 이후 1084만개나 줄어들었다.
2008~2009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수익률 부진에 빠져 2010년 1월 2000만개를 밑돌고서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형 펀드의 위축이 두드러졌다. 2008년 말 140조원 규모이던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78조30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면 채권형으로의 자금 유입은 꾸준히 늘고 있다. 채권형 펀드의 계좌 수는 2009년 말 56만개 규모에서 지난해 11월 92만개로 증가했다.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 주식시장 외에는 일본과 유럽 등지도 박스권 증시가 전망된다"며 당분간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