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채용 줄고 경력 증가
'창의인재' 선호 늘어날 듯
연봉보단 몸값부터 높여야
"직무적합성·창의적 전문역량을 강화해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2015년 을미년을 맞아 메트로신문이 국내 4대 취업포털 CEO들에게 올 한해 취업시장 전망에 대해 물은 결과, 이같은 조언이 쏟아졌다. 사상 최악의 '취업절벽'이 거론될 정도로 신입 시장이 위축될 전망이기 때문에 대졸 신입이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당장의 취업이 아닌 1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커리어를 관리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는 충고가 이어졌다.
◆공공기관 경력 채용 주목
취업포털 대표들은 올 신입 취업시장에 대해 지난해보다 더 어둡게 내다봤다.
김화수 잡코리아 대표는 "올해 취업준비생이 역대 최대에 달할 것으로 보여 신입직 취업시장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라며 "경기가 극적으로 반전하지 않는 한 취업시장의 확대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이정근 사람인 대표도 "2016년부터 시행되는 정년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 때문에 신입 채용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 역시 "기업 이익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대기업에서 신입 채용을 늘리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경력직 시장에서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광석 대표는 "대기업·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 경력직에 대한 수요는 계속 커지는 상황"이라며 "공공기관들 역시 민간 경력 전문가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화수 대표도 "최근 기업인사담당자 2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입이 필요하다는 대답은 18.1%에 불과한 반면 경력 1~3년차를 원하는 인사담당자는 56%에 달했다"며 "기업들이 경력을 선호하는 경향은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창업 열기 뜨거워
취업 유망 기업군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김화수 대표는 "생산·수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자동차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장품, 게임 분야의 인력 수요가 다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고 이광석 대표는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이는 전기·전자 업종에서 채용 소식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근 대표는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규제 철폐와 지원에 나서고 있는 신생 벤처기업인 스타트업 채용에 주목해야 한다"며 "지난 한달 사이만해도 100여개의 스타트업이 탄생할 정도 창업 열기가 뜨겁다"고 지적했다.
◆일관성있는 경력관리 중요
취업포털 대표들은 올해 주목해야할 취업 트렌드로 '직무적합성' '인문학' 등을 한목소리로 꼽았다.
강석린 커리어 대표는 "최근 기업은 모든 것을 잘하는 인재보다는 특정 직무 관련 역량이 뛰어난 '창의인재'를 선호하고 있다"며 "자신이 지원하는 직무에 대해 미리 경험해보고 이를 스토리텔링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근 대표도 "삼성그룹을 비롯해 직무적합성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무의미한 어학연수, 자격증 개수 늘리기 등에 정력을 낭비하기보다는 관심 있는 분야에서 인턴십·아르바이트 등의 경험을 쌓아 연봉이 아닌 몸값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화수 대표는 "창의력·감성·상상력을 지닌 인재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만의 브랜드 만들어야
구직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진심어린 조언도 이어졌다.
이광석 대표는 "일관성 있는 경력관리와 효율적인 시간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리드 호프만, 벤 카스노카 저)라는 책에 소개된 것처럼 스스로 창업하는 마음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강석린 대표는 "마음먹은 대로 말하는 대로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새로운 목표를 찾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며 "'이카루스 이야기'(세스 고딘 저)를 읽으며 스스로 만든 한계의 틀을 깨고 나와 현실과 맞설 용기를 갖추라"고 강조했다.
취업포털 대표들의 '돌직구'도 귀를 번뜩이게 했다.
김화수 대표는 "졸업을 앞둔 대학 4학년생들조차 지원한 직무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직무 중심으로 취업 준비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정근 대표도 "꿈을 크게 가지는 것과 단계를 무시하고 단번에 오르려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며 "처음부터 연봉·복리후생 등을 잘 갖춰진 기업을 찾는 것보다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에서 목표에 맞춰 성장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