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크리스마스때 가장 바쁜 사람들의 즐거운 비명이다.
최근 영국 BBC 방송은 시내 투어 가이드, 택시 운전수 등 크리스마스 특수로 바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을 소개했다.
남편과 '런던 워크'라는 시내 투어 업체를 운영하는 매리 터커는 일년 중 크리스마스 시즌이 가장 바쁘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워크'라는 두 시간짜리 투어 프로그램 때문이다. 트라팔가 광장을 시작으로 작가 디킨스가 생전에 즐겨 찾은 장소를 거쳐 코벤트 가든에서 끝나는 이 프로그램의 하루 고객은 보통 5명이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무렵에는 30~40명이 몰린다. 디킨스의 명작 '크리스마스 캐롤'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터커는 "디킨스가 작품을 통해 크리스마스와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꿨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발자취를 따르려고 하는 이유"라며 "디킨스가 생전에 산책을 즐겼다는 점도 기억할 만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승객과 자가용 운전수를 연결해주는 '우버 택시'의 운전수 바라캇 하고스. 그는 크리스마스에 즐겁게 불평 없이 일 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도인 그에게 12월 25일은 '평일'이기 때문이다. 정교회의 크리스마스는 1월7일이다.
크리스마스 당일 런던 시내에는 버스와 열차가 모두 운행되지 않는다. 수천 명의 시민은 이날 택시로 친인척을 방문한다. 하고스는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친구를 만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덕분에 하루 수입이 엄청나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15년차 배관공 존 베일리는 '크리스마스 구조대'로 나선다. 온 가족이 모인 잔칫날 부엌 싱크대가 막히면 그야말로 비상사태가 아닌가. 베일리는 "크리스마스 당일 일을 마치면 집안에서 환호성이 터진다"며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여러 사람들이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고 했다. 물론 수입도 짭짤하다. 베일리의 출장 수리비는 1시간에 100파운드(약 17만원)다.
크리스마스 특수에 레스토랑과 술집도 빠질 수 없다. 간단한 식사와 맥주 등을 판매하는 '스프레드 이글스'의 레베카 데이비드슨은 지난 5년간 크리스마스때 한 번도 쉬지 않았다고 밝혔다. 데이비드슨은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점심 식사 예약 손심만 43명"이라며 "어차피 피할 수 없으니 신나게 장사할 계획"이라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