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내분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사외이사들의 권한이 대폭 축소된다. 사외이사의 제왕적 권한을 줄이고 KB금융의 최고 경영진이 맡는 상임이사 수는 늘리는 등 지주 경영진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은 이달 안으로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됐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지난 주말쯤 금융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KB금융 사외이사 전원이 내년 3월 주주총회 후 사퇴하기로 결정하면서 인적 청산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고 유사상황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무리하라고 요구해왔다.
개선안에는 이사회의 인적 구성을 기업인과 금융인, 주주 대표 등 다양한 분야로 넓히고 사외이사 수도 줄이는 방안이 담겼다.
그간 KB금융의 사외이사 총 9명 중 교수 출신이 6명에 달해 지나치게 학계에 편중됐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 KB사태 당시 지주 9명, 은행 6명 등 총 15명에 달하는 사외이사들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따가운 시각을 받아들여 은행 사외이사 수를 대거 줄여 지주 중심으로 이사회를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사외이사를 줄이는 대신 KB금융그룹의 최고 경영진이 맡는 상임이사 수는 늘릴 계획이다. 현재 이사회 내 상임이사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 1명뿐이다.
사외이사들의 실질적인 권한도 축소한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은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선임은 물론 주요 경영사항까지 대부분 결정해 '제왕적 이사회'라는 비판을 받았다. 어윤대 전 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ING생명 인수를 부결시킨 것이 대표적인 예다.
KB금융은 지주 임원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가 주요 결정에서 더욱 많은 역할을 맡게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이사회의 역할을 축소할 방침이다. 지주와 계열사 핵심 경영진으로 이뤄진 그룹경영협의회도 조직할 계획이다.
차기 CEO(최고경영자) 후보군의 육성과 선임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 전에 후보자를 추천해 승계 과정을 최대한 원활하게 하는 '내부승계 프로그램'도 마련해 가동한다.
사외이사 추천 과정도 투명화한다. 회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이뤄진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가 전권을 행사하는 기형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후보 선정에 외부 전문기관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또 최종 후보 선임시 고객 대표와 KB금융그룹 임원 등을 참여시켜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한다.
해당 개선안은 당국의 LIG손보 인수 승인 과정에서도 최종 관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KB금융은 오는 24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LIG손보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