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앞두고 中·日펀드 "환매할까 보유할까"
전문가들 내년까지 상승세 유지 전망
내년 해외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중국과 일본펀드 투자자들이 잇따라 환매에 나섰다. 최근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이 기회에 과거 금융위기 전후 발생한 손실 부담을 털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익률만 따져볼 때 내년까지 보유하는 전략도 괜찮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3일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시장에서 지난 한 달간 중국펀드에서 11억1000만달러(약 1조2300억원), 일본펀드에서 28억8400만달러(약 3조2000억원)어치가 빠져 나갔다.
최근 두 국가의 증시가 모두 급등하면서 차익 실현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지난 1개월간 13.7% 급등했고 홍콩H지수는 4.4% 상승했다. 일본닛케이225지수는 7.6% 급등했다. 미국 S&P500;지수(2.4%)와 유럽의 유로스톡스50지수(4.0%), 인도(2.1%), 대만(0.3%) 등 다른 해외지역보다 호조를 보였다.
국내 펀드시장도 마찬가지의 흐름을 보였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해외주식형펀드에서 4000억원의 자금이 이탈한 가운데 홍콩H주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1600억원으로 지역별 비중이 가장 컸다.
이 기간 중국본토펀드에서는 500억원, 일본에서는 240억원가량이 순유출됐다.
최근 이들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해당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은 회복세를 보였다.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중국본토펀드 62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29.26%였다.
일본펀드 36개는 같은 기간 17.21%의 수익률을 올렸고 홍콩H주에 투자하는 펀드 85개는 9.77%의 성과를 냈다.
이 기간 해외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9.54%와 비슷하거나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설정 후 수익률이 아직도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는 펀드가 상당수에 이르지만, 최근 5년여간 꾸준한 반등을 기록 중이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은 당장 내년부터 혜택이 사라지는 '해외펀드 손실상계 제도'에 대응해 내놓은 환매 물량도 일정 부분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 제도는 2007년 6월부터 2009년 말까지 발생한 손실에 대해 2010년~올해 발생한 이익과 상계처리한 뒤 순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물린다. 과거 금융위기로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로 지난 2012년 말 종료될 예정이었다가 1년 더 연장됐다.
이은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률이 너무 좋지 않아서 못 팔고 몇년 동안 갖고 있던 투자자들이 연말을 앞두고 증시가 상당히 오르자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세제 부담이 크지 않다면 이들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를 중장기적으로 들고 있어도 괜찮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남중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 수요회복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으며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정부가 추가적인 정책 대응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또 내년 본토증시가 글로벌지수(MSCI) 편입될 수 있어 대외 자금유입 측면의 큰 그림에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일본은 이달 중순 총선 전까지 경계심리가 나타나겠지만 그 이후 반등할 것으로 본다"며 "일본 정부가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내놨고 기업들 실적도 좋으므로 내년까지 대세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