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첨단 소재 업체 도레이가 미국 항공사 보잉에 1조엔(약 9조4000억원) 규모의 탄소섬유를 공급하게 됐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레이는 보잉사와 연내 계약을 체결, 차세대 여객기 '777X'에 사용될 탄소섬유를 앞으로 10년간 독점 공급한다.
이번 계약은 2006년부터 2021년까지 공급하기로 했던 7000억엔 규모의 기존 계약을 갱신한 것이다. 항공기 분야 수주 금액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보잉은 중대형기 동체의 날개 부분을 탄소섬유로 만들어 연비를 20% 낮출 계획이다. 보잉이 요구하는 수준의 탄소섬유 복합 재료를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도레이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도레이는 일본 에히메현과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탄소섬유 복합재를 생산하고 있다. 도레이는 이번 계약으로 늘어나는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미국 내 두번째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우선 3년간 약 600억 엔을 투자해 연간 3000~4000t 규모의 생산 라인을 만든다. 이후 2020년까지 라인을 증설, 생산 규모를 연간 약 8000t 규모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도레이는 보잉과 유럽 최대항공기제작사 에어버스를 포함해 세계 4개국에 탄소섬유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탄소섬유 시장의 32%를 도레이가 점유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계약으로 도레이의 시장 점유율은 조만간 50%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는 무게는 강철의 4분의 1이지만 강도는 10배 이상이다. 항공기와 셰일가스 운반용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탄소섬유의 수요가 연평균 15%씩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