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문제 오류로 한바탕 홍역을 치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올해 수능에서는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또다시 구설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3일 사상 처음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전국 1216개 시험장에서 치러진 이번 수능이 별다른 불상사 없이 오후 5시에 마무리 됐다.
양호환 수능출제위원장(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은 이날 오전 세종시 교육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나치게 어렵지 않게 출제하되 국어, 수학은 지난 6월 모의평가 수준, 영어는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했다"고 말했다.
◆EBS 연계율 70% 수준
수능출제본부가 밝힌 EBS교재와 수능 문제의 연계율은 문항 수 기준으로 70% 수준이다. 국어 A/B형 71.1%, 수학 A/B형 70.0%, 영어 75.6%, 사회탐구 71.0%, 과학탐구 70.0%, 직업탐구 70.0%, 제2외국어/한문 70.0% 등이다.
하지만 수험장을 빠져나오는 수험생들의 얼굴은 다소 황당한 표정이다.
1교시 국어는 지난해보다 까다롭게 출제돼 수험생들을 긴장시켰는데 3교시 영어의 경우는 역대 최고로 쉽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난이도가 들쭉날쭉 했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의 만점자 비율은 '물수능'으로 평가됐던 지난 9월 모의평가(3.71%)보다 더 높은 4%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수학도 A/B형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비슷하거나 쉬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인문계 학생들이 보는 사회탐구는 쉬웠던 반면, 과학탐구 과목은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인문계 학생의 경우 국어와 수학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 학생은 수학과 과학탐구의 점수 분포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1교시 국어의 경우 전반적으로 지문의 난이도가 어려워졌고 선택지의 내용에도 약간 까다로운 내용들이 있어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며 "2교시 수학은 상위권 변별을 위한 고난도 문항은 여전히 까다로워 1등급 구분 점수가 94~96점 정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중상위권 수험생들도 크게 어렵지 않을 정도로 영어 문제가 쉬웠다"며 "만점자 비율은 6월 모의평가 5.37%과 9월 3.71%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17일까지 문제·정답 이의신청
한편 올해 수능에는 지난해보다 1만126명 적은 64만621명이 응시원서를 냈다. 결시율은 1교시 7.04%(4만5050명), 3교시 8.33%(5만2798명)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7일까지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고 24일 정답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