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의 신형 대국관계를 개념으로만 둘 수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가진 비공식 회동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이 전했다.
시 주석은 "일이 있으면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의견을 주고 받아야 한다"며 신형 대국관계를 구체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은 앞으로 양국이 구체적인 외교·안보 현안을 테이블에 올려 논의를 심화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정상회의를 열어 신형 대국관계 건설에 합의했지만 양국이 받아들이는 신형 대국관계의 의미는 다르다.
중국은 신형 대국관계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패권적 지위를 확보하고자 한다. 반면 미국은 중국이 기존 패권 질서에 도전하지 않는 선에서 '전략적 협력'을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시 주석은 미국이 중국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중국과 미국은 국가 상황과 역사, 문화, 발전 단계가 달라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취동화이'(聚同化異·같은 것은 취하고 다른 것은 화해한다), '화이부동'(和而不同·남과 사이 좋게 지내되 무턱대고 좇지는 아니함)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지지한다"면서 "중국을 억제하거나 봉쇄할 의도가 없다. 그것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비공식 회동은 약 5시간 동안 진행됐다. 양국 정상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편한 차림으로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시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식 정상회담도 했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와 에볼라 바이러스 문제 등 국제적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