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대북 매파'에게 화해의 손짓을 내미는 것일까. 북한이 억류 중이던 미국인 2명을 갑자기 석방해 그 의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AP·AFP·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라는 죄목을 씌워 억류해 왔던 미국인 케네스 배(46)와 매튜 토드 밀러(24)를 모두 석방했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워싱턴DC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들 2명이 미국령 괌에 도착했으며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이들 억류 미국인 2명에 대한 석방 교섭차 북한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4월 29일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됐던 또 다른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을 지난달 21일 전격 석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들은 모두 자유의 몸으로 풀려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억류 미국인을 석방한 데 대해 "매우 감사하다"며 "오늘은 그들(케네스 배, 매튜 밀러)과 가족에게 매우 좋은 날이며 그들이 안전하게 돌아온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대해 미국 정치권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번 석방 과정에서 북한에 대가를 지불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관리들도 이번 일이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과 무관하다"며 "클래퍼 DNI 국장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미국 중간선거가 '매파'인 공화당이 압승으로 끝나자 북한이 대화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라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그동안 고수했던 강경한 (외교) 전술이나 수사를 통해 원하던 성과를 얻지 못했다"며 "(이번 미국인 석방은) 대화를 재개하고 싶어 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