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복권형 주식 선호 여전"
개인 비중 10년새 72%에서 47%로 급감…소형주 투자 확대 유도 방안 강구해야
어쩌다 한 번 큰 수익을 내는 복권형 주식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선호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의 투자환경을 개선하려면 고가주 액면분할 활성화 등을 통해 개인의 접근성을 제고하고 기관의 소형주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전환기의 한국 주식시장'을 주제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개인투자자의 지나치게 잦은 '손바뀜'은 줄어들고 있다"며 "그러나 주가 기대감이 크지 않지만 어쩌다 한 번 '대박'을 치는 소위 '복권형' 주식에 대한 개인의 거래회전율이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며 이처럼 지적했다.
저가의 소형주로 수익성과 성숙도가 낮지만 변동성이 높은 기업을 주로 거래하는 투자 행태를 개인들이 버리지 않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런 거래를 통한 투자 수익률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 기존 행태가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복권형 종목의 평균 시가총액은 수천억원에 머무르는 매우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기관이 주로 거래하는 종목의 평균 시총은 2000년 1조원에서 지난해 3조원 수준으로 높아졌다.
복권주 가격대를 보면 2만원 미만에 형성됐다. 기관이 2000년 5만원 안팎에서 지난해 10만원 부근으로 두 배 가까이 거래가격대를 높힌 것과 상반된다.
저금리 기조 속에 투자 수익률은 동반 하락했다. 기관 선호주의 성과가 6%대에서 3%대로 하락할 동안, 개인이 거래하는 복권주들은 4%에서 2% 밑으로 내려갔다.
그는 개인의 거래회전율이 하락하면 전체 증시에 결국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기관의 거래비용이 늘어날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거래회전율은 지난 2002년 928%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196%로 4분의 1 미만으로 급감했다. 전체 거래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72% 수준에서 47%로 크게 줄어들었다.
시장이 개인 위주에서 기관 중심으로, 단기투자에서 장기투자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개인의 주식 투자도 기관처럼 우량 장기투자 방향으로 활성화되려면 다음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가계부채 증가와 가계소득이 전체 국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하락 등 개인의 주식 투자 여력을 낮추는 요인이 해소돼야 한다.
이는 한국 증시에서 급격히 이탈하는 30~40대 주주들을 돌아오게 하는 유인이 될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젊은층일수록 주식 투자를 늘리는 게 일반적인데 한국에서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 측면에서는 "고가주 액면분할 활성화 등을 통해 개인의 접근성을 제고하고 기관의 소형주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