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후 증시 "단기적으론 횡보, 글로벌 유동성 유입 기대감"
미 FOMC 회의,스코틀랜드 국민투표도 변수로 작용
추석 연휴 직후 증시 개장일이자 '네 마녀의 날'인 11일 국내 주식시장은 무난한 흐름을 보였다. 추석을 넘긴 향후 국내 유가증권시장은 기존 주도주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횡보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됐다.
중장기적으론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을 높일 전망이다.
코스피가 주춤한 사이 코스닥이 치고 올랐다.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 6'를 공개하면서 관련 부품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고 코스닥지수는 연중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선물옵션 동기 만기일이 겹친 이날 코스피지수는 보합권 혼조를 거듭했다.
다만 우려했던 수급 불안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선물옵션 만기일은 연휴 직후라는 점 때문에 우려가 높았다.
과거 통계상 최근 5년간 추석 연휴 직후 코스피지수가 평균 1.5% 하락해온 탓에 연휴 직후이자 만기일까지 겹친 이날 수급에 관심이 쏠렸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 만기일에 나오는 프로그램 매물이 (연휴를 앞두고) 이미 지난주에 소화됐다"며 "전반적으로 만기일을 별 일 없이 넘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조정 국면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스코틀랜드 독립 여부, 엔화 약세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16~17일)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의 한계점이 부각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지표가 크게 상승했다"며 "게다가 엔화 약세로 국내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이에 따라 국내 증시의 횡보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섬유·의류, 통신, 화장품, 미디어, 제약·의료기기 업종의 주도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FOMC 회의 결과와 맞물려 오는 18일 스코틀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분리 독립될지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글로벌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보인다"며 "국내 주식시장은 당분간 두 요인을 주시하면서 조정 흐름을 이어갈 공산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유럽과 일본 등지의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 증시에 유입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엔화 약세에 따른 '엔캐리트레이드'성 일본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 대거 유입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는 지난 4월 순매수로 돌아선 뒤 5~8월 내내 5000억원 안팎의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의 경우 연말까지 두 차례에 걸쳐 시행 예정인 1차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에 대한 은행권 참여가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유럽발 유동성의 힘이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했던 유럽에서 변화가 시작된다는 의미"라며 "이러한 움직임이 글로벌 증시 전반으로 확대되면 추석 연휴 이후 글로벌 소비가 집중되는 IT가전, 자동차·부품 등 (수출) 업종의 비중을 점차 늘려가는 전략도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