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증권사로 꼽히는 KDB대우증권의 수장을 뽑는 작업이 예상 밖 지연되고 있다. 유력후보에 대한 사전 내정설까지 돌던 인선 초기와 비교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11일 금융권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은 지난 7월 31일 공시를 통해 이달 15일까지 사장 후보자를 정하고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선임 절차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현재까지 구체적인 선출 방법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대우증권 측은 생각보다 인선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증권의 최대주주인 산은금융지주도 인선이 마무리되는 시점을 빨라야 다음달로 보는 등 비슷한 기류를 보였다.
대우증권이 상장 인선 일정을 공시할 때만 해도 일찌감치 사장 후보자가 낙점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초기에는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 정유신 전 한국벤처투자 대표, 전병조 KB투자증권 부사장을 포함해 전·현직 대우증권 임원들이 하마평에 올랐고, 점차 박동영 전 부사장으로 무게중심이 쏠리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지난달 중순쯤에는 박 전 부사장이 내정됐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박 전 부사장의 부친이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장관을 역임하는 등 이번 정권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추정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현재는 인선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장추천위원회가 여러 경로를 통해 후보 추천을 받은 뒤 면접을 거치거나 주주가 직접 추천한 사람들을 점검해 뽑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산은지주가 대우증권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므로 일각에선 대우증권 전·현직 임원은 물론, 산은 출신도 사장 후보군에 올려놨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외부나 산은 출신이 대우증권 사장에 낙점되면 '낙하산'이나 '코드' 인사 논란에 휩싸일 우려가 있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대우증권은 김기범 사장이 임기를 많이 남겨둔 채 돌연 사퇴하면서 사장석이 공석으로 남았다.
현재 대우증권 사장 직무대행은 구동현 산은지주 부사장이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