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이틀만에 514% 급등
비상장 우량주 거래 'K-OTC' 순항
장외 주식거래 시장인 '프리보드'를 개편한 'K-OTC' 시장이 개장 이틀째 순항했다.
K-OTC는 한국금융투자협회 장외시장(Kofia Over-The-Counter Market)의 약칭으로 지난 20일 신규 지정된 56개사를 포함,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아우른 총 104개 비상장회사의 주식이 거래되는 시장을 말한다.
전날 출범한 K-OTC 시장은 비상장 주식 거래의 편의·효율성을 높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자 프리보드를 개편해 새로 문을 열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금투협이 사설 웹사이트에서 거래되던 비상장 기업들 가운데 장외 수요 등 특정 요건을 만족시키는 종목을 모아놓은 곳이 K-OTC라고 보면 된다"며 "금투협이 정규 거래소는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자율규제 기능을 하므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의 편의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분명 이전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K-OTC 시장에서 종목을 사고 팔려는 투자자는 증권사에서 증권 계좌를 개설하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주식과 유사하게 매수·매도 주문을 내면 된다.
투자자는 증권사가 고지하는 비상장 주식투자 위험성 등의 유의사항을 확인해야 주문을 낼 수 있다.
26일 K-OTC 시장에서는 47개 종목이 13만4499주, 9억7962만원어치 거래됐다.
개장 첫 날인 전날에 51개 종목에 대해 17만7923주, 3억5303만원어치 거래가 성사된 것과 비교해 거래주식 규모는 줄었지만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다.
특히 K-OTC 시장의 전신인 프리보드 시장에서 지난 2월 3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 7억5293만원을 훌쩍 웃돌았다.
이날 거래 형성률은 41.96%로 첫째 날(45.54%)보다는 소폭 낮았다.
K-OTC 시장의 가격제한폭은 ±30%이며 신규 등록 후 최초 매매개시일에는 주당순자산가치 대비 30~500% 범위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매를 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K-OTC 시장의 대장주는 삼성SDS이다.
삼성SDS는 첫 날 23만8000원으로 기준가 대비 400.53% 급등하고서 이튿날 5만9500원 더 올라 29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거래일간 514.09% 치솟았다.
삼성SDS는 전날 매수 주문을 쏟아지지만 매도 물량이 많지 않아 거래량이 36주에 그쳤다. 반면 이날엔 2137주 거래되며 K-OTC 시장의 최다 거래대금(6억2338만원)을차지했다.
이틀간 상승폭이 가장 큰 종목은 지오엠씨로 546.15% 급등했고 삼성SDS가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제주항공(289.98%), 콜마파마(272.29%) 등 순이다.
이날 거래대금 2~5위는 미래에셋생명(8931만원), 내일신문(5666만원), 포스코건설(4639만원), 케이티파워텔(2673만원) 순이었다.
거래량 상위 종목은 퀀텀에너지(3만1392주), 하이투자증권(2만1826주), 산타크루즈(1만7302주), 미래에셋생명(1만868주) 등이다.
다음달 K-OTC 시장의 지정 기업이 추가되면 관심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황 실장은 "다만 장외시장은 정규 거래소와 달리 투자자 보호의 이슈가 크지 않다"며 "시장 진입이 자유로운 만큼 투자에 따른 손익과 책임은 투자자의 몫"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