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미주리주에서 발생한 10대 흑인 청년 사망 사건이 뉴욕의 40대 흑인 남성 질식사 사건과 연계돼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흑인 인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의 대변인을 인용, 23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인 에릭 가너 추모 행진에 마이클 브라운의 가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너는 지난달 17일 뉴욕 경찰이 체포 도중 목을 졸라 사망했다. 브라운은 지난 9일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숨졌다. 두 사건 모두 경찰이 과잉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상당수 흑인 청년과 인권운동가는 지나친 공권력 행사에 항의하며 미주리주에서 연일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가너의 사망을 규탄하던 일부 뉴욕 시위대는 미주리주까지 원정 시위를 갔다. 한 뉴욕 시민 단체 대표는 "두 사건이 우리의 신경을 건드렸다"며 "뉴욕 시민이 힘을 보태기 위해 미주리로 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제2의 로드니 킹' 사태로 비화할 것을 우려했다. 로드니 킹 사태는 지난 199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났다. 과속 운전으로 도주하는 흑인을 붙잡아 폭행한 백인 경찰이 무죄를 선고받자 흑인이 폭동을 일으킨 사건이다. 당시 50여 명이 숨지고 10억 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브라운 사건을 바라보는 흑인과 백인의 시각이 매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흑인 응답자의 80%는 이번 총격 사건과 시위 사태가 미국 내 인종 문제를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고 답했다. 반면 이같이 답한 백인 응답자의 비율은 37%에 그쳤다.
또 흑인 응답자의 3분의 2는 경찰의 대응이 도를 넘었다고 했다. 그러나 백인 응답자는 3분의 1만 경찰의 대응이 가혹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