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서 환경 오염으로 죽어가는 습지를 구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를 공개 모집, 대청소에 나서는 과학자가 화제다.
리마 북부 우아랄 지역에 있는 카스카호 습지는 4년 전만 해도 상추같이 생긴 외래종과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그러나 몇 차례 진행된 대규모 자원봉사로 철새가 돌아오는 등 원래 모습을 찾고 있다.
습지 프로젝트를 이끄는 주인공은 올해 37세의 마리노 모리가와. 일본 이민자 출신으로 우아랄 지역에서 자란 그는 현재 일본 츠쿠바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모리가와가 카스카호 습지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지난 2010년. 페루에 사는 부친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 때문이다. "카스카호 습지가 사라져간다고 하셨어요. 외래 식물로 뒤덮여서 물이 안보일 정도라고 하시더군요."
그가 페루로 돌아와 확인해보니 외래 식물은 문제의 일각에 불과했다. 모리가와는 "당시 습지는 거의 쓰레기장이었다"면서 "하수구가 따로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꼬박 사흘 밤을 습지에서 먹고 자며 쓰레기가 어디에서 왔는지 등 문제점을 파악했다. 그는 "주민들이 나를 미친 사람으로 생각했을 정도로 정신 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인을 밝혀내낸 뒤 곧바로 습지 정화 작업을 시작했다. 방식은 단순하면서도 무모했다. 작업 내용을 널리 알리고 그저 자원봉사자가 당일 찾아와 주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예상 외로 호응이 좋았다. 사심 없는 그의 노력에 감동받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오는 10일 그는 마지막 습지 청소를 앞두고 있다.
모리가와 교수의 최종 목표는 카스카호 습지가 완벽하게 회복돼 생태 관광지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는 카스카호를 살린 뒤 티티카카 호수나 파카 호수 등 다른 오염 지역에서도 일하고 싶다고 했다.
/사브리나 로드리게스 기자·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