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에 사는 100세 동갑내기 부부의 변치 않는 사랑이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1914년에 태어난 롼화더, 스샹아이 부부는 올해 나이가 만 100세다. 부모가 정해주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일반적이던 시기에 이 부부는 연애 결혼을 했다. 학교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3년간 교제한 뒤 1936년 22세의 나이로 결혼했다. 부부는 올해 결혼 78주년을 맞았다.
결혼하던 당시 전쟁이 끊이지 않아 부부는 여기저기로 도피해야 했다. 홍콩, 장먼시, 잔장시 심지어 베트남까지도 피난을 갔다. 자식을 데리고 노숙하기가 일쑤였지만 부부는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다. 스샹아이는 당시를 회상하며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가 있는데 힘든 게 대수인가"라고 말했다.
처녀총각 시절부터 지금까지 80여년을 함께했지만 부부는 여전히 남다른 애정을 과시한다. 두 사람은 항상 같이 앉아서 신문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100세의 나이에도 부부는 말도 어눌하지 않고 정신도 맑다.
롼화더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지팡이를 짚고 다니고, 스샹아이는 지난해 넘어져서 보조기구를 사용하긴 해도 마당을 천천히 거닐 수 있다. 슬하에 아들 다섯을 둔 부부는 첫째 아들을 먼저 떠나 보내고 지금은 둘째 아들 부부와 살고 있다. 아들의 나이도 70세가 넘었다.
롼화더는 "우리 가족에게 장수 유전자가 있는 것 같다"며 "남동생, 여동생도 90세가 넘었고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누나도 100세를 넘겼다"고 말했다. 그러자 스샹아이는 "우리는 아직 건강하다. 앞으로도 살 날이 많이 남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넷째 며느리 황후이민은 "두 분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시어머니는 명랑하고 활달한 반면 시아버지는 진중하고 내성적이다. 그래서 서로 더 조화가 잘 되는 것 같다"고 해로 비결을 밝혔다.
현재 4대가 함께 사는 롼씨 가족은 식구가 스물아홉 명이다. 오는 10월 롼씨 부부의 7번째 증손녀가 태어나면 이 대가족의 서른 번째 식구가 된다.
/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