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가 '에볼라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송환 반대운동이 거센데도 불구하고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켄트 브랜틀리(33) 박사가 2일(현지시간) 오전 본국에 도착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브랜틀리 박사는 이날 정오 직전 최첨단 방역장치를 갖춘 특수 민간 항공기편으로 조지아주 매리에타의 도빈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곧바로 구급차를 타고 24㎞가량 떨어진 에모리대 병원으로 후송됐다.
에모리대 병원에선 방호복을 입은 한 사람이 구급차에서 먼저 내린 뒤 브랜틀리 박사로 추정되는 방호복 차림의 또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병원 건물로 안내하는 장면이 포착됐다.미국이 외국에서 에볼라 바이스러스에 감염된 자국민을 송환해 치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다 감염된 또 다른 미국인 낸시 라이트볼(60·여)은 며칠 후 이 병원으로 후송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일반 시민에게 어떠한 피해도 주지 않고 이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방역 담당 부처인 보건부 산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가 위치한 에모리대 병원에 특별 격리병실을 설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가 강타한 미국 사회의 혼란상을 그린 영화 '아웃브레이크'(Outbreak)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995년에 개봉된 이 영화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가 된 원숭이가 미국으로 수입되면서 미국에 사망자가 속출하는 내용을 담았다.
페이스북 등에는 "영화의 숙주 원숭이가 사람으로 바뀐 것 말고는 상황이 거의 흡사하다" "치사율 90% 에볼라 바이러스, 아웃브레이크가 현실이 되는건가" 등 정부의 송환 조치를 반대하는 항의 글이 폭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