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친구가 없는 애처로운 '왕따'로 낙인 찍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귀찮은 일행 없이 '나 홀로 만찬'을 즐기는 화려한 싱글족이 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캐나다 오타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스티븐 벡터는 싱글족을 위해 1인석을 마련한 것은 물론 8가지 공짜 시식 메뉴까지 준비했다.
벡터는 "손님이 혼자 식당에 들어 오면 어떤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고 싶은지 물은 뒤 최대한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마칠 수 있도록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서 조용히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원할 경우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만찬을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당 컨설턴트인 애론 앨런은 "미국 성인 7명 중 1명이 혼자 살고 있다"면서 "1인 가구의 증가로 나홀로 만찬을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앨런은 싱글족이 늘어난 데는 몇가지 사회적인 이유가 있다고 했다. 직장 생활 등 사회 활동으로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이혼율이 지속적으로 증가, 1인 가구가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영국 런던은 도시 전체 가구의 약 30%가 1인 가구이고,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는 50%가 넘는다. 이들은 친구나 친척과 종종 식사를 하지만 혼자 식사를 할때가 많다. 세계 주요 도시의 고급 식당은 이들을 모시기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 싱글족이 고가의 음식을 먹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자녀를 둔 사람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자기 만족을 중요시하는 전문직 싱글족은 식당의 '0순위 고객'이다.
미국 샌디에고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반 플라워는 싱글족을 공략하기 위해 '요리쇼'도 마련했다. 초대형 테이블에서 음식의 대향연을 펼쳐 고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겠다는 계산이다. 플라워는 요리쇼를 보면서 다양한 시식 메뉴를 맛볼 수 있고 요리사와 조리법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고 귀띔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식당은 특별히 제작한 '1인용 식탁'으로 싱글족을 사로잡았다.
식당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는 싱글족이 편안하게 앉아있을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며 "대중과 단절된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그는 "고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으로 매일 저녁 예약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 런던과 베를린, 뉴욕에 지점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