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과 관련, 러시아 책임자들을 제재하기 위해 나섰다.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친러 반군에 공급한 러시아 관리들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프란스 팀머만스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 뒤 "EU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러시아 관리를 비자발급 중단과 자산동결 제재 대상에 추가하기로 합의했다"며 "24일 신규 제재 대상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EU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이미 2단계 제재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세력 인사 72명과 크림의 2개 에너지 기업에 대해 자산을 동결하고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여러 회원국 장관은 우크라이나 반군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러시아를 겨냥해 무기 금수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원국 간 견해차로 즉각적인 추가 제재 시행이나 경제 제재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영국은 러시아를 상대로 자본시장 접근 제한 등 경제적 제재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프랑스와 독일 등은 수위를 높인 3단계 경제 제재 채택에는 소극적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와 상륙함 2척 공급 계약에 대해 "당장은 제재 수위가 상륙함 인도에 영향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며 "나머지 계약이 이행될 것인가는 러시아의 태도에 달렸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지난 2011년 러시아와 12억 유로(약 1조6600억원)에 헬기 16대를 탑재할 수 있는 미스트랄급 상륙함 두 척을 판매하는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무역과 에너지 부문에서 러시아와 밀접한 경제 관계를 맺은 독일도 경제 제재보다는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네덜란드에서는 희생자 시신 운송기가 도착하는 23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하는 한편 본격적인 신원확인 작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AFP가 전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반군으로부터 확보한 피격 여객기 블랙박스도 네덜란드 정부가 인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