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 짝퉁 중국 승려들이 대거 등장해 돈을 갈취해 물의를 빚었다..
부랑자가 도시의 색다른 풍경을 이루는 뉴욕에서 이들은 독특한 차림새와 당당한 태도로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머리를 밀고 중국어를 하는 이 승려들의 발음을 들어보면 중국의 여러 지역에서 온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작업 매뉴얼'에 따라 움직인다. 먼저 행인에게 웃으며 복을 기원하고 부적을 건네며 돈을 요구한다. 부적이나 장신구를 팔 때 상대방이 돈을 너무 적게 주면 20달러나 그 이상의 돈을 요구한다.
멋진 절 사진을 보여주며 절에서 향을 피울 후원금을 모집한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보시 장부를 내밀며 다른 사람들이 기부한 액수도 보여준다. 어디 출신이냐고 물으면 말을 얼버무리면서 출신 배경에 관한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한다.
미국에서 가짜 중국 승려들의 구걸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도 불교보살 그림이 그려진 카드를 들고 재물, 액막이, 혼인 등을 이뤄준다며 길거리에서 돈을 요구하는 승려들이 있었다.
미국불교연합회 회장은 이와 관련 "길거리에서 탁발하는 승려는 가짜이며 중국 불교 규칙 상 진정한 출가인은 거리에서 탁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거리에서 승려를 만난 한 시민은 "신분을 위장하고 구걸하는 행위가 법에 저촉되는지 않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불자들에 대한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짜 승려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때문에 행방을 파악하기 힘들다. 미국 불교계에서 몇몇의 신분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여행비자를 가지고 조직적으로 미 전역을 다니며 금품을 갈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 경찰은 최근 강제 구걸 및 무허가 판매 혐의로 '가짜 스님' 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중국 네티즌들은 "국내에서 먹히지 않으니까 해외까지 진출해서 사기를 치고 있다" "해외에 나가기 부끄럽다"며 가짜 승려들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 거리에도 짝퉁 중국 승려들이 나타난 바 있다.
/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