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증권사들이 잇따라 '뱅가드 주의보'를 내렸다.
KB투자증권은 지난주 뱅가드 이머징마켓 상장지수펀드(ETF)의 공식적인 벤치마크가 MSCI에서 FTSE로 변경됐다면서, 뱅가드 매물이 몰리는 종목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계 펀드운용사인 뱅가드는 지난해 말 "한국주식에 투자한 총 90얼달러(9조5000억원 상당)를 1월 10일부터 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뱅가드가 투자기준으로 삼는 지수를 MSCI에서 FTSE로 바꾸면서 뱅가드의 이머징마켓 투자에서 한국이 빠지게 됐기 때문. MSCI는 한국을 신흥국 시장에 포함하지만 FTSE는 그렇지 않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아시아 주식형 펀드는 19주 연속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는 1700억원 순유출됐다"면서 "2주 전에 이어 지난주에도 외국인 자금의 한국 배분 강도가 추세적으로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FTSE 신흥국지수 내 한국 비중은 최초 14.6%에서 매주 0.588%포인트씩 줄어들게 돼 있다"며 "지난 9일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10일에서 16일까지 당초 뱅가드가 언급한 것처럼 3.97%포인트만큼 비중이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뱅가드 수급을 이용한 투자전략을 생각해야 할 때"라면서 "전주에 비중이 많이 줄어든 롯데케미칼, 금호석유, 효성, 두산중공업 등은 연속적으로 비중 축소가 일어날 수 있으며 아직 비중 축소를 시작하지 않은 신세계, 에스원, 현대산업 등에서도 비중축소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뱅가드 ETF 물량이 집중됐다면서 앞으로도 이 기간에 외국인 수급 불안이 있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주 뱅가드 ETF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외국인의 비차익 매도가 우려됐으며 주간 단위로는 매수 우위로 수급이 마감됐다"며 "다만 뱅가드 ETF 물량이 지난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동시호가에는 매수 물량이 유입되고 매도 물량 출회는 장중 분할 매도를 통해 진행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종가지수의 충격보다는 장중 바스켓 물량이 나오면서 지속적으로 지수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