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올해 유럽 증시가 15%의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블랙록의 나이겔 볼튼은 '2013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옮겨갈 전망인데다, 최근 유럽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감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CNBC는 최근 수년간 증시전문가들은 관례적으로 연초마다 밝은 전망을 제시하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고 전했다.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대전환'을 뜻하는 이른바 '대전환(great rotation)'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올해 채권 강세 기조가 마침표를 찍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블랙록의 나이겔 볼튼은 특히 유럽주식이 유망하다고 봤다.
나이겔 볼튼은 "처음에는 현금과 미국증시 자금이 유럽증시로 들어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채권을 팔고 유럽주식으로 들어오는 투자흐름이 감지되고 있다"며 "후자(대전환)의 경우 최근 몇년간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증시가 그동안 많이 떨어졌으므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먼저 유럽증시는 현재 미국증시에 비해 25%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가수익비율로 봤을 때는 유럽증시 장기평균 수준에서 15%가량 낮다. 밸류에이션상 유럽증시는 역사적인 저점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 여름 바닥을 치고서 반등하는 신호가 엿보인다.
나이겔 볼튼은 "당시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유럽증시 비중을 사상 최소로 줄였다"라며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개입과 영구적 구제금융기구인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출범 등 위기 해결 조치가 잇따라 나오자 유럽증시는 (바닥을 치고) 전환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유럽증시가 황소장(상승장)을 향해 반쯤 왔다"고 덧붙였다.
유로존 위기가 어느정도 진화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미국을 더 우려하기 시작한 점도 유럽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재정절벽과 부채한도 상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미국에서 유럽으로 자금이 이탈하는 흐름이 관찰됐다.
다만 우려요인은 있다. 먼저 오는 4월과 9월 예정된 이탈리아, 독일의 대선이 변수다. 정권교체로 유로존 해법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달라질 경우 시장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도 상존하는 불안요소다.
나이겔 볼튼은 "이러한 점들이 올 한해 유럽증시의 변동폭을 키울 수 있다"면서도 "정치적인 큰 변화가 없다면 2013년 유럽증시의 수익률은 15%가량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럽증시는 주가수익과 배당수익 측면에서 각각 9%, 4% 수익률 매력이 있다"면서 "이는 현금이나 국채 투자자에게 분명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