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에서 대형은행들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CNBC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비드 마셜 크레디트사이츠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날 CNBC의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낙관적인 경기 전망에 일본 은행주들도 랠리를 보일 것으로 본다"며 "올해 초 중국 은행에 드리웠던 부정적인 시각도 사라지면서 내년 이들 업종의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이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둔화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지만 은행 업종은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 대형은행들의 경우 지난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연초 손실을 다소 회복했다. 이로 인해 경기 둔화와 함께 중국 은행의 부실채권(non-performing loans)을 둘러싼 신용대출 거품 문제가 불거질 우려를 덜었다.
마셜 애널리스트는 "중국 은행들의 주가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지금까지 중국 은행들을 향한 투자심리는 상당히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주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상향조정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적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이 몇배로 뛰어도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 수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행(Bank of China), 중국공상은행(Industrial and Commercial Bank of China), 중국건설은행(China Construction Bank), 중국농업은행(Agricultural Bank of China) 등 중국의 주요 대형은행들의 주가는 올 들어 최소 11.1%에서 최대 19.7%까지 뛰었다.
현재 실적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8배 밑에서 거래되고 있다.
송성운 CIMB 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세를 의식하는 한, 부실채권은 문제로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경기에 부담을 주는 핵심 리스크들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므로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동성을 관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일본 은행업종의 전망도 밝게 내다봤다.
일본 은행 업종의 주가는 올 들어 50% 이상 상승하는 등 이미 탄력을 받았다. 닛케이지수보다 20% 정도 더 올랐다.
지난달부터는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에 대한 기대감에 미즈호은행과 미쓰비치 UFJ금융그룹과 같은 일본 대형은행의 주가가 덩달아 더 뛰었다. 지난달 총선 승리 후 이달 26일 새 내각을 출범한 아베 총리는 디플레이션과 엔고 탈피를 위한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의 관철을 추진하고 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달 중순 이후 17% 가까이 올랐고 달러당 엔 가치는 현재 7%가량 하락한 85엔대로 20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마셜 애널리스트는 또 일본 은행들의 실적 측면에서 내년 3월 종료되는 2012회계연도 하반기에는 지난 상반기의 주식 투자 손실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BOJ 집계에 따르면 일본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 증시 부진으로 전체 자산의 2%가량에 해당되는 투자 손실을 입었다.
3대 대형은행인 미쓰비시 UFJ금융그룹, 미즈호은행, 스미토모 미쓰이금융그룹의 자산의 장부가액상 손실 규모는 5350억엔(67억달러)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반기 기준 가장 크다.
마셜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일본 회계만의 특성상, 내년 3월 말까지 증시가 회복되면 일본 은행들의 이같은 손실 일부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며 "이에 따라 일본 은행들이 꽤 양호한 하반기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