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5개월 만에 1080원 밑으로 하락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1081.70원)보다 2.70원(0.25%) 내린 1079.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초반 전 거래일보다 0.7원 하락한 1081.00원에 출발해 장중 1078.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후 1079원선에서 횡보세를 보였다.
1080원 붕괴는 지난해 9월 9일 1077.30원(종가)까지 떨어지고서 처음이다. 달러당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7% 가까이 절상됐다.
원화는 올 들어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 기조를 잇고 있다. 원화 가치는 엔화에 대해서는 약 15% 절상됐다. 이는 국내 수출업체들의 업황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날 미국 고용지표 호조와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가 환율을 끌어내렸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율은 14만6000명(계절조정치)으로 시장 예상인 8만명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이 기간 미 실업률은 7.7%로 하락해 2008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오는 11~12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말 종료예정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대체할 수단으로 4차 양적완화(QE4) 정책이 발표될 것이란 기대감도 원화 강세 전망을 강화했다.
한편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달러 매도) 등이 꾸준히 나온 점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 다만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낙폭은 제한됐다.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매수 물량이 나왔으며 박재완 장관도 강도 높은 개입성 발언을 했다. 박 장관은 이날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상황 전개에 따라 필요하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달 초 선물환비율 축소를 시행한 데 이어 외환시장의 추가 규제안을 도입함으로써 시장 개입을 강화할 전망이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선물환 포지션 한도 잔액을 월 단위에서 영업일 단위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홍석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심리적인 저항선인 1080원선이 한번 깨진데다가 대외여건도 환율 하락에 계속 우호적인 상황"이라며 "다만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의지로 볼 때 당분간 달러당 원화 환율은 5원 또는 10원 단위로 하락 속도를 조절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