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미국 뉴욕증시는 제조업 지표 부진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백악관과 공화당 간 재정절벽 협상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표 부진으로 인한 경기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6% 하락한 1만2965.60에, S&P500지수는 0.47% 내린 1409.46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27% 떨어진 3002.20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중국의 제조업 지수 호조와 그리스의 국채 환매 계획 소식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장중 제조업 지수가 시장 예상을 밑돌자 경기 우려에 하락 반전했다.
다우지수 편입 종목 중에서 통신장비업체 시스코가 오르고 화학업체인 듀폰과 거대 복합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하락했다.
이날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6을 웃돌았다.
주요 S&P500지수 업종 대다수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소재주와 산업주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통신주는 근근히 소폭 상승했다.
이날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과 공화당 하원 의원 6인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세제 개혁을 통한 8000억달러 세수 증대와 6000억달러에 달하는 의료보험 지출 감축안을 제시했다.
지난주 백악관의 공화당발 서한은 하원과 공화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날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은 재정절벽이 발생할 때 나타나는 충격을 막기 위해 공화당이 결국 부유층 증세에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 중에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 51.7에서 하락한 49.5로 경기 위축세를 보였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 밑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이는 근 3년 만의 최저 수준이며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1.3을 밑돌았다.
반면 건설지표는 양호했다. 10월 건설지출은 주택 건설 호조에 힘입어 1.4% 증가한 연율 8721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5% 증가를 3배 가까이 웃돈 수준이다.
유럽 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그리스의 국채 환매 계획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 호조 등에 상승 흐름을 보였으나 미국의 제조업 지표 부진이 상승폭을 제한했다.
그리스는 이날 국채 환매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위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로부터 국채 환매 비용 100억유로를 대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스는 국채 환매를 통해 200억유로 규모의 부채를 감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의 11월 HSBS 제조업 PMI는 50.5를 기록해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50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