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3거래일 연속 '사자'세에 하루 만에 반등했다. 그동안 많이 팔던 미국계 자금이 돌아오는 흐름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단기적인 매매 패턴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계 자금의 흐름이 주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다만 연말 불거진 미 재정절벽 우려를 고려하면 미국계 자금의 유입세가 계속 강하게 유지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미 재정절벽 협상에서 적자 감축을 위한 방안으로 고소득층 세금 외 주식 관련 세금 인상 등이 논의되고 있다.
오 연구원은 "이로 인해 미국 대선 이후 현지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다"며 "펀드 이탈 자금에는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금도 포함돼 있으므로 미국계 자금이 향후 지속적으로 국내 증시에 유입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계 자금은 이미 7~9월 10조원 가까이 유입되고서 추가 유입 여력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 들어 외국인 자금의 유입 배경으로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 국면이 꼽힌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선진국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신흥국 시장 중에서 한국의 저가 메리트가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증권업계에 따르면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한국지수의 PER은 8.6배다. 이는 올초 대비 MSCI아태지수의 PER인 14.1배와 미국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 PER 13.6배,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의 PER 12.5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신흥국 증시 가운데 MSCI중국지수의 PER은 11~12배 수준이다.
특히 중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금이 손실을 기록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경기 불황에도 상대적인 실적 선방을 보이면서 투자매력을 높였다는 해석이다.
이정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기업들의 보호예수물량 해제를 앞둔 물량 부담과 함께 내년 정부 당국의 경기부양 시행을 기다리는 관망세가 나타나면서 약세를 잇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순매도를 기록하던 외국인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올 들어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9조5730억원어치의 국내 상장사 주식을 팔아치웠지만 올해 들어서는 지난 10월 말까지는 14조3710억원어치 사들였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모는 지난 10월 말 현재 387조78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시가총액 대비 31.6% 비중으로 전년 말 대비 1.2%포인트 확대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