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이 체크카드의 가맹점 수수료율을 신용카드와 비슷하게 책정해 외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롯데·비씨·하나SK·현대 등 대형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평균 수수료율은 일반가맹점 기준 1.5~1.9%로 집계됐다. 미국의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0.7%, 캐나다가 0.2%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월등히 높다.
국내 영세가맹점의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1.0%다.
대부분의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에 비해 부가서비스가 훨씬 적고 고객의 계좌에서 바로 돈을 인출하기 때문에, 카드 관리비용이 신용카드보다 적게 든다.
그럼에도 오는 22일 시행되는 여신전문금융업 개정에서는 국내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신용카드의 최대 80% 이하로만 지정되도록 하고 있다. 중소가맹점의 경우에만 약 20% 비중을 차지하는 카드사 마케팅 비용을 제외하는 방안이 추가됐다.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의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신용카드의 30%, 10% 수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국내 카드사들이 교묘하게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신용카드보다 수수료율을 내릴 여지가 많으므로 (외국 사례처럼) 당장 신용카드의 30% 수준까지 하항조정하진 않더라도 점진적인 인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전체 카드시장에서 체크카드의 비중은 정부 시책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 카드시장의 체크카드 이용 비중은 2008년 7.2%에서 2009년 9.5%, 2010년 한국 11.3%에 이어 올 상반기 14.52%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1.67%포인트 늘었다.
외국과 비교하면 아직 이용 비중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에 따르면, 2009년 말 전세계 카드 시장에서 체크카드 비중은 41.6%이며 미국은 40.7%, 유럽 60.4% 등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미국과 캐나다 등의 체크카드는 기본 수수료율은 낮으나 부가서비스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며 "외국의 경우 체크카드 계좌관리 수수료 등 매입사 수수료가 기본 수수료율에 추가적으로 붙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