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증가율이 여전히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2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을 보면, 지난 9월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의 가계신용(대출+판매신용)은 총 937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3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전년 같은기간 대비로는 5.6%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하는 추세다. 가계신용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8.1%, 올해 1분기 7.0%, 2분기 5.8%를 기록했다.
하지만 가계채무가 불어나는 속도가 이미 경제성장 속도를 추월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로 이 기간 가계신용 증가율의 3.5배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해도 여전히 가계채무 증가세가 빠르다. 물가상승률은 7월 1.5%, 8월 1.2%, 9월 2.0%로 집계됐다.
3분기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882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2조1000억원 늘었다.
이중 은행 대출은 459조3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늘고 주택담보대출은 313조3000억원으로 9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은 1조2000억원 늘어난 189조2000억원이다. 저축은행 대출은 9조원으로 1조1000억원 줄어들었다.
반면 보험사·카드사·증권사·자산유동화회사·대부업체 등 기타금융기관의 대출은 233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무려 9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분기 은행권 대출은 2.2% 증가했지만 비은행권 대출은 7.6%, 기타금융기관은 11.1% 늘었다. 가계대출이 은행, 서민 금융기관에서 이탈해 더 높은 금리의 대부업체 등으로 옮겨가고 있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은 1조5000억원 증가한 5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