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결과의 윤곽이 7일 중으로 드러날 예정이다. 미 경제전문방송인 CNBC의 유명 투자전문가 겸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는 “최근 증시 동향을 미뤄볼 때, 대선 결과가 주가에 주는 영향은 극히 작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5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크레이머는 “개별 종목들을 살펴보면 회사 운영이 잘 되는 기업 주가가 오르고 그렇지 않은 기업 주가가 떨어진다”며 “그간 흐름을 되짚어 볼 때 백악관 주인이 누가 되느냐와 주가 향방은 거의 무관하다”고 말했다.
크레이머는 기술주의 예를 근거로 들었다.
가령 휴렛패커드와 IBM은 지난 2007년 똑같이 하드웨어 사업에서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컨설팅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현재 주가는 큰 차이를 보인다.
회사 운영을 잘 한 IBM은 당시 주당 111달러에서 거래되던 수준에서 5년 만에 73% 급등해 현재 193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휴렛패커드는 당시 주가가 49달러 정도였지만 현재 주가는 14달러로 5년 만에 71% 쪼그라들었다.
크레이머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롬니 당선이 유리하다고 분석하는 정치공학자들의 말을 전하면서 “하지만 IBM이 휴렛패커드보다 운영을 잘 해서 주가가 차별화한 사례를 상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다른 기술주에서도 이와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5년 만에 33달러에서 29달러로 하락했고, 인텔도 25달러에서 22달러로 내려앉았다.
반면 애플은 185달러에서 576달러로 치솟았다. 이도 지난달 700달러선까지 급등했다가 떨어진 것이다.
크레이머는 이에 대해 “그렇다면 애플의 엄청난 성장을 두고 오바마에게 공을 돌려야 하나?”라고 물으면서 “또 애플이 700달러선에서 꺾일 무렵 롬니 지지율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롬니가 애플을 겨누고 있다고 봐야 하나? 그저 멍청한 질문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주가가 차이를 보인 원인은 회사 운영이나 브레인파워, 제품 차별성이지 정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크레이머는 주가와 정치의 상관관계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소매, 은행, 화학 등 업종의 예도 들었다.
S&P500지수는 5년 새 1465선에서 1367선으로 하락했지만, 주가에 영향을 준 실제 경기 침체는 오바마 현 대통령이 당선되기 직전해에 발생한 것으로 본다고 크레이머는 전했다.
크레이머는 투자자들에게 “회사운영이 잘되고 워싱턴 정계의 변덕에 면역력이 있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선을 하루 앞둔 5일 미국 주가는 짙은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강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각각 0.15%, 0.22% 오르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59% 상승했다.
이날 기술주들은 상당수 올랐다. 애플은 지난 2일 시판을 시작한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4'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1.36% 오른 584.62달러를 기록하고, 휴렛패커드도 2% 가까이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 IBM도 소폭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