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이는 국내 전망기관을 통틀어 가장 낮은 예상치다.

금융연구원이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2012년 금융동향과 2013년 전망세미나'에서 이명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3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이같이 관측했다.

이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글로벌 주요국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가운데 수출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고 내수도 올해 수준에서 크게 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2%보다 소폭 상승한 2.8%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3.7~3.8%)를 밑도는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2.1%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4%(잠정치)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경기부진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주택시장 침체,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민간소비가 크게 향상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으로 관측했다. 그동안의 곡물가 상승분이 서서히 반영되면서 물가지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공공요금이 인상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달러당 원화 환율은 내년 상반기에 1091원, 내년 하반기에 1077원으로 올해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점쳤다.

이 연구원은 전망치가 비관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최근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당초 예상을 밑돈 점을 반영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토론세션에 참석한 이재우 BOA 메릴린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원회와 마찬가지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2.8%로 내다본다"면서 "다만 지난 1년 동안 가계부채가 하향조정되는 상황이므로 내년부터는 가계부채 부담이 줄어들면서 소비가 원만하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민간 소비에 관한 시각 차에 대해 이 연구원은 "소비에는 심리적 측면이 중요한데 최근 관련 소비자심리지표를 보면 굉장히 떨어지고 있는 걸 볼 수 있다"며 "소비자 심리를 끌어올리려면 수출 개선세가 뚜렷해야 하는데 수출 지표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힘들어 보인다"고 답했다.

이 연구원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여건과 대내 취약한 경제구조 등으로 인해 내년에도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보다는 다소 향상되겠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긴 어려울 전망"이라며 "저성장 국면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으며 경기부진과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