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북동부를 강타했다는 소식에 정유주가 이틀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31일 오전 10시 29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GS는 전날보다 1700원(2.50%) 오른 6만9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틀간 상승폭이 6%를 웃돈다.
S-Oil은 3.31% 상승한 10만원, SK이노베이션은 2.21% 오른 16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허리케인의 이동경로에 위치한 원유 정제시설이 피해를 입을 경우, 원유 수급이 차질을 빚어 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 이는 정유주 실적에 호재로 작용한다.
지난 2005년 8월 말 미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 일주일 동안 유가가 10% 넘게 급등하고 국내 정유주도 강세를 보인 바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북동부에 상륙한 샌디로 인해 해당 지역에 위치한 원유 정제시설 중 3분의 2가량은 문을 닫았고 가솔린, 디젤 등 석유 공급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의 원유 수급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샌디는 카트리나 이상의 파급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피해규모는 150억~1000억달러까지 추정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예상보다 허리케인의 파급력이 크면 단기적으로 미 경제지표의 둔화는 물론, 생산활동 둔화와 체감경기 하락이 뒤따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유업계에서는 아직 샌디의 영향력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영국 정유회사 BP의 밥 더들리 CEO는 이날 시장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한 자리에서 “정유회사들이 허리케인의 피해로부터 빨리 회복될 것”이라며 “허리케인이 지나는 지역에는 BP의 정제설비가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없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해당 지역의 석유 유통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이며 상황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