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인민은행(PBOC)이 금융시장의 유동성 경색을 막기 위해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발행을 통해 총 3950억위안(약 69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이는 하루 투입자금 기준으로 지난달 25일 2900억위안의 기록을 넘어 사상 최대다.
인민은행은 이날 2900억위안(331억6000만달러)을 7일물 역RP로 금리 3.35%에 발행하고, 이어 1050억위안을 28일물 역RP로 금리 3.60%에 발행했다.
역RP는 인민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기 위해 시행하는 공개시장조작 수단이다.
시장에서도 예상한 조치다. 인민은행이 지난 10일 2650억위안을 풀고나서 이후 2주간 2910억위안 규모를 회수함으로써 시중 유동성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또 시중 상업은행들이 이달 말까지 중국 당국이 지정한 지급준비율 기준을 맞추기 위한 자금 물색에 대거 나서면서, 은행간 차입금리가 올라 시중 자금 수급이 더 빠듯해졌다.
중국 은행간 거래금리 기준인 7일물 재할인율은 전날 4.32%로 한달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지만 이날 자금 투입 후 3.27%로 하락했다. 이달 초 수준은 3.85%다.
한편 인민은행은 미국의 양적완화로 인한 유동성 과다 우려나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발생 불안에 대해서 “단기적으로 유동성이 과다하게 흘러넘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당분간 지준율이나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공격적인 통화팽창 정책을 펴기보다는 지금처럼 역RP를 통해 은행간 유동성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 들어 다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봤다.
가장 큰 우려는 인플레이션이다. 최근 중국 내수경제가 점진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WSJ는 현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추가 부양 정책을 시행하기엔 부담을 느낄 것으로 전했다.
한편 다음달부터 중국 금융시장에서 자금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상하이 기반의 현지은행 트레이더는 인민은행이 11월 들어 지준율을 낮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달 말이 자금 수요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