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1987년 10월 19일 다우지수가 하루에 22.6% 폭락했던 블랙먼데이 25주년을 맞는 날이다.
미국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을 앞두고서 투자자들에게 당시와 같은 주가 대폭락이 또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항상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마켓워치의 칼럼리스트 마크 휴버트는 “1987년 대폭락이 언제 또 일어날지 모른다”며 “다우지수가 1거래일에 3000포인트 이상 빠질 수 있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0일 헤지펀드 컨설턴트인 마이클 벨킨이 뉴욕에서 열린 ‘빅피처컨퍼런스’에 참석해 “12~15개월 안에 뉴욕 증시가 40% 내려앉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벨킨은 소비재와 헬스케어, 유틸리티 등 방어주나 금융업은 그나마 낫지만 기술주와 제조업의 손실은 상당할 수 있다며 심지어 증시를 잠시 떠나라는 경고까지 했다.
이에 대해 휴버트는 이어 요즘 투자자들은 서킷브레이커와 같은 규제장치가 예전의 대폭락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줄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는 그 근거로 학계의 연구결과를 들었다.
10년 전 ‘증시 요동 원리’로 증시의 급격한 변동 양상을 예측하는 수학공식을 내놓은 가벡스 교수는 이주 초 마켓워치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예측이 가능하다면 이를 막을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막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가벡스 교수는 이어 “큰손이 좌지우지하는 투자 시장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 폭락을 겪게 된다. 폭락은 시장에서 피할 수 없는 속성”이라며 “큰손이 집단적으로 증시에서 빠져나갈 때는 당연히 서킷브레이커와 같은 걸림돌을 피해갈 방법을 찾는다”라고 전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104년마다 한번씩 하루 낙폭이 최소 20%가 되는 날이 찾아 온다. 그의 공식은 수많은 후속 연구에서 더 탄탄하게 검증됐으며 미 증시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에도 적용된다는 점이 발견됐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대폭락을 피할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가벡스 교수는 개미 투자자에서부터 은행이나 뮤추얼펀드 같은 대형 기관투자자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조언을 했다. 포트폴리오에 대폭락의 치명상에도 버틸 수 있는 자금(쿠션·cushion)을 남겨두라는 것.
물론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이는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말이다. 안정을 추구하다보면 시장이 좋을 때 더 높은 수익을 올릴 기회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랜 기간 큰 폭락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상승장이 이어질 때, 투자자들은 단기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위험추구형 포트폴리오를 짜게 된다.
휴버트 칼럼리스트는 결론에서 “금융당국은 대폭락을 방지할 규제방안 마련에 골몰하지만 이는 돈키호테처럼 가공의 적과 싸우는 셈”이라며 “이같은 정책적 노력은 남의 말에 잘 속는 성향의 투자자들에게 증시가 안전하다는 잘못된 인식만 심어줄 뿐”이라고 전했다.